'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직 사랑뿐"

인생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바뀌는 데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까. 한 달? 일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일주일이면 충분하다”고 말한다. 진창 같은 삶 속에 진주처럼 파묻혀 있는 사랑을 건져올릴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핑크빛 하트로 가득한 포스터 비주얼과 달리, 영화 속 인물들의 첫인상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정신과 여의사(엄정화)는 토론회에서 만난 형사(황정민)와 초반부터 티격태격 신경전을 벌이고, 아이돌 스타를 사랑하던 예비수녀는 자살 기도 후 병원으로 실려 가며, 가난한 신혼부부(임창정, 서영희)는 빚독촉에 시달리는 가운데 첫 아이를 갖는다. 전직 농구선수(김수로)는 빚독촉을 하며 각박하게 살고, 수전노 극장 사장(주현)이 짝사랑하는 찻집 주인(오미희)은 배우 데뷔에만 정신이 쏠려 있으며, 연예기획사 사장(천호진)은 자신이 외면한 옛 친구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개개인의 사연에서 출발하는 ‘내 생애…’는 처음에는 등장인물 수도, 대사도, 드라마도 과해 보인다.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열명이 넘는 사람들의 삶을 보여 주려다 보니, 캐릭터가 과장되고 사건 전개가 급작스러운 면도 있다. 그러나 민규동 감독은 퍼즐 조각을 맞추듯 촘촘한 인과관계로 인물과 사건을 엮어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려냈다. 그 그림이 품고 있는 ‘사랑’이라는 공통분모는 다른 모든 결점을 껴안을 만큼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