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 산책] 세일 경쟁에도 끄떡없는 DVD 고르는 법

대형 할인점에 가면 DVD는 항상 세일 중이다. DVD 할인은 꾸준히 반복되는 행사로 정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격 때문에 구매를 주저하던 사람에게는 반가운 일이지만, 이미 타이틀을 정가에 구매한 사람에게는 절대 반가운 일이 아니다. 박스세트와 같이 단가가 높은 제품은 40~50% 세일을 하게 되면 차액이 몇 만원에 이르며 중고 가격도 폭락한다. 이런 이유로 먼저 사면 손해는 본다는 생각을 가진 소비자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신제품 구입에 주저하기도 한다. 이제 소장 가치를 결정하기 위해 향후 할인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할 대상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할인의 법칙’을 피해가는, 즉 절대로 할인하지 않는 DVD도 있을까? 100% 공식화할 수는 없으나 아직까지 한번도 할인에 동참하지 않은 타이틀도 있다. 대표적인 작품 몇 가지를 거론하자면 ‘스타워즈 시리즈’, 곽경택 감독의 ‘친구’,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들 등이다.
할인할 가능성이 낮은 타이틀을 고르는 1차적인 방법은 타이틀의 제작사명을 확인하면 된다. 10여개가 넘는 대형 제작/유통사 중에 ‘엔터원’과 ‘대원’에서 출시되는 작품들은 지금까지 가격을 할인해서 판매한 전력이 없다. ‘친구’와 ‘이웃집 토토로’를 비롯하여 이들 제작사에서 출시된 작품은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
‘스타워즈’는 파격할인으로 유명한 20세기 폭스에서 출시되었지만 판권이 루카스 필름에 있기 때문에 할인되지 않았다. 소비자가 알기는 힘들지만 판권이 분산되어 있는 경우에도 할인이 잘 되지 않는다. 또 수량을 정말로 제한하는 기념판도 할인되지 않는다. ‘트로이’ 한정판이나 ‘섹스 앤 시티’ 콜렉터스 에디션은 총 수량이 2000장 이하로 판매되어 할인할 틈도 없이 매진되었다.
눈을 부릅뜨고 찾으면 오랫동안 소장해도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DVD 타이틀을 선별할 수 있다. 하지만 비할인 타이틀만 찾고자 하는 노력이 효율적인지는 의문이다. 남보다 먼저 감상하고 정서적으로 풍부해 진다면 DVD 가치 하락에 따른 상실감을 극복하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믿는다.

(박진홍·DVD 프라임 대표 park@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