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드림★메이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민규동 감독

'다중스토리 구조'라는 특이한 형식, 많은 등장인물…. 기획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모았지만, 관객들의 반응에는 물음표를 던졌던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하지만 '내 생애…'은 올 가을 극장가를 따뜻한 사랑 이야기로 훈훈하게 달구고 있다. 첫 장편 데뷔작 '여고괴담 2' 이후 무려 6년 만이다. 두번째 작품 '내 생애…'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온 민규동 감독을 만났다. -이번 작품을 이야기할 때 영국영화 '러브 액츄얼리'가 빠지지 않는데. ▶형식은 비슷하지만 분명 다른 영화다. '러브 액츄얼리'가 시종일관 사랑의 달콤함을 보여준다면, '내 생애…'은 여섯 커플의 각기 다른 사랑뿐만 아니라 좌절, 슬픔까지 보여준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다분히 한국적인 정서가 깔려있다. -'내 생애…'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개인적으로 '인생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인생살이란 게 힘들고 때로는 끔찍할 때도 있지만, 결국 행복을 만드는 것은 자기 자신 아닌가. 영화를 보고 극장을 나서면서 '이 끔찍한 생이여, 다시!'라는 니체의 경구를 되뇔 수 있다면 메시지는 충분히 전달된 것이다. -굳이 '다중 스토리 구조'를 고집한 이유는. ▶인생이란 게 여러 사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의미를 지니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 영화에는 각기 다른 연령대와 다양한 스타일의 사랑하는 여섯 커플이 등장한다. 이들을 통해 사랑뿐 아니라 '살아가면서 가장 필요로 하는 가치는 무엇일까' 등 인생의 다양한 측면을 생각할 수 있게끔 했다. -코믹이미지를 선보인 황정민, 진지한 모습을 보여준 김수로 등 배우들의 이미지 변신이 눈에 띄는데. ▶기존의 이미지를 끌어와서 찍으면 감독이나 배우 모두 편하긴 하겠지만, 재미가 없다. 따라서 항상 새로운 도전과 변신을 추구해야 한다. 황정민, 김수로, 임창정 등 배우들 모두 이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고, 마침 관객들 반응도 좋은 것 같아 다행이다. -민 감독도 이번 작품을 직접 썼지만, 최근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하는 감독들이 늘고 있는데.

▶시나리오는 요리로 치자면 레시피(조리법) 정도 될 것이고, 감독은 요리사 정도 될 것이다. 같은 레시피를 갖고 있어도 요리하는 사람에 따라 맛이 달라질 것이고, 기왕이면 레시피를 만든 사람이 직접 요리를 하면 더 맛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 ▶뭐니뭐니 해도 촬영 스케줄 잡는 것이었다. 감독으로서 많은 좋은 배우들과 일하는 것은 행운이지만, 개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그래도 배우들이 성실히 따라와 줘서 너무 고맙다. -원래 영화감독이 꿈이었나. ▶아니다. 영화를 좋아하긴 했지만 오히려 학교(서울대 경제학과) 때는 춤에 미쳐 살았고, 음악, 미술 등 여러 예술분야를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닥터 지바고'라는 영화를 본 후 '나도 직접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단편 영화를 만들기 시작했다. -어떤 감독이 되고 싶은가. ▶이제 겨우 두번째 장편 작품이다. 오랜만에 두번째 작품을 낸 만큼 차기작은 빨리 내놓고 싶고,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전은 계속할 생각이다. 나중에 필모그라피가 쌓이면, '감독 민규동'의 색깔이 절로 드러나지 않을까.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