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디즈니사의 6번째 플래티넘 에디션(Platinum Edition)인 ‘신데렐라’ DVD가 출시되었다. 디즈니사는 자사가 보유한 클래식 애니메이션 중 10편을 엄선하여 매년 한편에서 두 편씩 DVD로 출시하는데 이를 플레티넘 에디션이라 부른다. 특별한 이름을 붙여 출시할 정도로 제작에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데, 특히 화질 복원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또한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절판시키고 있어 타이틀의 소장가치도 높은 편이다.
‘신데렐라’는 부연 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이다. 서양 문화권에서는 약 900년 전부터 전해져 온 구전 동화이며 이로부터 파생된 변형 스토리가 9만 여개에 이른다. (심지어 이복 언니가 유리구두를 신기 위해 발을 도끼로 자르는 호러 버전도 있다!) 현대에 와서는 그녀의 이름에 부정적인 뉘앙스가 가미되었지만, ‘그 후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해피 엔딩은 언제나 보는 이를 흐뭇하게 만들어준다.
1950년에 처음 상영된 ‘신데렐라’는 디즈니사에게 각별한 작품이다. ‘백설공주’ 이후 만들었던 애니메이션이 모두 흥행에 실패하고 일종의 마지막 승부수로 제작한 작품이 바로 ‘신데렐라’다. 개봉 당시 4억 달러에 이르는 흥행 성적을 바탕으로 디즈니는 오늘날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대제국을 건설하게 된다.
이런 연유에서인지 디지털로 복원된 ‘신데렐라’의 화질은 이미 출시된 플래티넘 시리즈인 ‘백설공주’나 ‘밤비’보다 훨씬 우수하다. 금발에 파란 눈을 가진 신데렐라는 50여년이 지나서도 우리 기억보다 깨끗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아카데미상 3개 부문에 후보로 오른 아름다운 노래들은 우리말 더빙과 어우러져 5.1채널로 제공된다.
한 가지 흠이라면 미국과는 달리 두 장이 아닌 한 장의 디스크로 국내에 출시되면서 몇 가지 부가영상이 제외되었다는 점이다. 안타깝게도 최근 국내 DVD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부가영상을 생략하거나 출시 자체를 미루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판매량에 따라 디스크 수를 조절해야 하는 제작사의 고충이 이해는 가지만, 디즈니의 문화적 자부심이라 일컫는 플래티넘 에디션에 대해서만큼은 최고의 상태로 출시해 주기를 희망한다.
(박진홍 DVD프라임 대표 park@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