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브라더스' 뜨거운 4형제의 '복수혈전'

디트로이트에서 잡초처럼 자란 4명의 문제아. 덕망높은 노인 에블린은 어느 곳에서도 입양을 거부한 이 네 아이를 양아들 삼아 사랑으로 키운다. 어느 날 에블린은 괴한에 피살되고, 흩어져 살던 형제들은 양어머니의 원수를 갚기 위해 힘을 합친다.
존 웨인 주연의 60년대 서부영화 ‘서부의 4형제’를 재해석한 ‘4 브라더스’는 젊은 남자들이 힘있게 극을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언뜻 ‘오션스 일레븐’을 연상시킨다. 그러나 주인공 가운데 눈에 확 띄는 꽃미남도, 이렇다 할 ‘두뇌’도 없다는 점에서 색깔이 전혀 다르다. 흑인·백인이 섞인 네 형제는 거칠고, 무식하다. 그러나 펄펄 끓는 혈기 만큼은 ‘쿨한 척’하는 ‘오션스’의 11명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뜨겁다.
워낙 사고뭉치들이다 보니, 그들의 동선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액션이 끊이지 않는다. 주먹다짐에서 총격전, 차량추격신까지 좌충우돌 펼쳐지는 복수극은 정교한 시나리오 없이도 지루할 틈이 없다. 불량배들이 그들 방식대로 우애를 나누는 방식도 훔쳐 보는 재미가 있다. 문제는 액션이든 오락이든 뇌리에 남을 만한 ‘한 방’이 없다는 점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비현실적인 폭력이 ‘어머니를 위한 사랑’으로 미화되지만 않았어도 좋았을 것을. ‘단세포적 액션’에 주력하는 오락영화면서 시종일관 “이건 감동이 있는 휴먼드라마야”라고 강요하는 듯한 이중적인 태도는 과도한 폭력보다도 더 불편함을 준다.
맏형 역의 마크 월버그는 ‘찰리의 진실’에서 박중훈과 호흡을 맞췄던 배우. 타이리스 깁슨과 앙드레 벤자민은 가수로도 유명하다. 제작비나 개봉 규모면에서 대작은 아니었지만, 혈기왕성한 배우들의 남성적인 액션에 힘입어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감독 존 싱글턴. 1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