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만방' 축포

〈총보〉(1~164)=마지막 장면에서 흑이 ‘가’로 이으면 어찌되나? 참고도 3의 절단이 유일한 희망이지만 12까지 회돌이 후 다시 14로 먹여친다. 이 그림은 좌변 일대 흑과 연결이 된다 해도 전체가 못 살아있다. 좌반부 일대의 흑 전체가 몰살한 것. 아마추어들 같았으면 ‘만방’이라며 시끌벅적했을 만한 충격적 결말이었다(13…?).
쑤야오궈는 혹시 상대가 어리다고 경적(輕敵)했던 것은 아닐까. 우승 후보 최철한을 완파하고 올라온 파이터라곤 믿어지지 않는 졸전 끝에 KO패 했다. 별로 이름도 못 들어본 중국 소년을 맞아 거저 먹으려던(?) 혐의가 짙다. 1회전 때의 예리함과 패기는 실종된 채 혼자 허둥대다 자멸한 내용이다.
세계 유일의 조선족 기사 박문요는 첫판 상대 왕리청(王立誠)에 이어 쑤야오궈까지 누이며 일약 8강에 진입했다. 눈부신 진격이다. 수읽기뿐 아니라 조심스러움과 끈기까지 갖춰 대성할 그릇이란 중평. 알게 모르게 중국 내 소수 민족의 핸디캡이 따르겠지만 이 17세 소년의 앞날은 장밋빛이다. 박정상과의 8강전이 흥미진진해졌다. (117…108, 164수 끝. 백 불계승, 소비시간 백 2시간 59분, 흑 2시간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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