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전 제5국 <흑 6지반 공제·각 3시간>
백 구리 7단 흑 고바야시 9단
〈제2보〉(16~27)=구리는 중국기원의 공식 1인자. 4개월마다 발표되는 랭킹에서 2002년 8월 이후 두 차례를 제외하곤 줄곧 1위를 지켜왔다. 명인 천원 신인왕 등 현재 3관왕. 그러나 국제 무대에선 메이저 대회 4강에 단 한 차례 올랐을 뿐 결승전 구경조차 못 해 체면이 말이 아니다. 국가 간 자존심 대결장인 농심배서도 두 번 출전에 1승2패에 머물렀다. 이번 무대가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
좁아 보이지만 16은 틀을 갖추는 요소(要所)다. 20까지 일단락. 움츠러들긴 했어도 거의 완생한 형태여서 백도 불만이 없다. 이 백이 안정되자 외곽 흑 포위망의 허점도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래서 21. 견고함을 지향하는 ‘고바야시 류’다. 다른 기사들이라면 ‘가’를 골랐을 가능성이 크다.
22는 상용(常用)의 응수타진. 24 때 25로는 ‘나’가 집으로 이득이지만 대신 참고도 백 2의 활용이 있어 흑의 하변 발언권이 약해진다. 26 전개는 예정 코스. 여기서가 어렵다. 흑은 쌍방 노타임 행진을 마감하는 첫 숙고(3분20초) 끝에 27로 향했다. 왜 ‘다’ 아닌 한 칸 아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