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터 엑스트림' 백만달러 '액션+스피드'

제대로 된 '만화'(?)였다. 20일 개봉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트랜스포터 엑스트림'(수입-배급 이십세기폭스코리아)을 감상한 전체적인 느낌이 그랬다. 그렇지만 '만화'라는 단어가 떠올릴 만한 '허무맹랑' 식의 늬앙스보다는, '제대로'라는 부분에 액센트를 주고 싶다. 운전기사 프랭크(제이슨 스태덤)는 정부 고위 관료의 아들 잭을 등-하교시켜주는 따분한 일상을 반복한다. 하지만 여느 운전 기사와 달리 우연히 주차장에서 만난 10대 떼강도들을 간단히 제압하고, 촘촘한 도시의 도로들을 풀 스피드로 휘젖고 다닌다. 특수부대 출신으로 범죄 조직이 의뢰하는 물건을 비밀리에 운반해주는 일을 해오던 중, 지인의 부탁으로 자신의 정체를 숨긴 채 잠시 한가한 일을 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콜롬비아 마약상들이 고용한 청부업자들이 마약 관련 정책을 조율하는 잭의 아버지를 협박하기 위해 잭을 납치하고, 잭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추적에 나선 프랭크는 청부업자들이 잭의 아버지는 물론 남미 각국의 마약 관련 관료들까지 몰살시키려는 음모를 알아낸다. 지난 2002년 개봉된 '트랜스포터'의 속편인 영화는 제작 및 각본을 맡은 뤽 베송 특유의 미학들이 넘쳐난다. 영화 내내 관통하는 액션신들은 숨막힐 정도로 빠른 템포와 화려하다는 수식어만으로는 부족한, 섬세함과 스타일이 깃들어 있으며, 요란한 전자 기타음이 돋보이는 배경음악과 어울려 액션의 리듬감 마저 느껴진다. 뤽 베송 영화의 아킬레스건이 '넘치는 영상에 못 미치는 빈약한 드라마'지만, 이번에는 긴장감을 서서히 고조시켜 가는 짜임새있는 전개에 적당한 타이밍의 반전들로 무난하게 영화의 종반까지 달려간다. 물론 차를 점프시켜 폭탄을 제거하는 등 도저히 공감할 수 없는 장면들도 더러 눈에 띄지만, 묻어갈 만한 정도로 리얼리티 수준을 조절하고 있다. '트랜스포터 엑스트림'은 올해 개봉된 액션 영화들 중 다섯 손가락안에 들 만한 오락성과 완성도를 지녔지만, 아쉽게도 한 여름을 지나 멜로 영화 시즌인 가을에 상영된다는 것이 관객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 지 미지수다. 러닝타임 87분. 15세 이상 관람가. (스포츠조선 신남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