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홍보의 힘을 믿는냐? 흥행 마술사 AM시네마 김민지 대표

인터뷰 내내 겸손한 자세로 말을 아꼈지만, 그가 대표로 있는 AM시네마는 분명 주목받을만 하다. AM시네마가 올해 홍보를 맡은 '마파도'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두 영화 모두 뚜껑을 열기 전까지는 '찬밥 신세'였다. 중고등학생 팬들을 몰고 다니는 아이들 스타도 없고, 제작비가 엄청나게 들어간 블록버스터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두 대박이 터졌다. '마파도'는 약 310만명으로 상반기를 화려하게 장식했으며,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12일 현재 약 80만명을 기록했다. 입소문에 힘입어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으니, 업계에선 흥행 롱런을 점치고 있다. "어디까지나 작품의 힘"이라고 김민지 대표는 힘주어 말했지만, 그가 이끄는 홍보팀의 전략이 제대로 먹혔던 것은 사실. 적절히 타이밍에 노출된 예고편 등이 흥행 레이스에서 정확히 터닝포인트를 마련해준 셈이다. 이중 주황색 트레이닝복 등 엽기적인 복장을 한 중견배우들을 전면에 내세운 '마파도'의 포스터는 신선한 시도였다. "당시 한 배우는 영화 내용보다 코믹한 이미지를 강화한 컨셉트에 대해 사기라고 강하게 반발을 하기도 했다"고 후일담을 털어놓은 김대표는 "시선을 끌 수 있는 강한 이미지를 목표로 했고 관객들에게 제대로 통했다"고 밝혔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극장용 예고편도 대박 사례 중 하나. 황정민 등 주연배우들이 '환생'을 부르는 장면들을 짜깁기, '행복과 웃음이 넘치는 영화'라는 느낌을 극대화했다. 그러나 이 또한 산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처음 버전은 열네명의 주연배우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행복하게 본다는 내용. 공사다망한 배우들을 한자리에 모으긴 '미션 임파서블'에 가까웠는데, 완성된 예고편을 과감히 폐기하고 이 뮤지컬 버전을 다시 찍었다. "마케팅은 공동작업이다.'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만 해도 예고편 프로덕션인 알파빌44 등 많은 이들이 함께 머리를 맞댄 결과"라고 공을 돌렸지만 86년 화천공사 기획실에서 자료를 번역하면서 충무로와 인연을 맺기 시작한 김대표의 내공이 확실히 큰 몫을 한 것은 분명하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