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터 엑스트림' 백만불짜리 액션을 맛보라

고민없이 액션을 소비하고 싶다면, '트랜스포터 엑스트림'(Transporter 2)는 적합하다. 터무니없는 설정과 불사신 같은 주인공이 2시간을 종횡무진 가로지른다. 논리나 이성보다는 스피드와 액션이 지배하는 이 영화에서, 당신이 얻을 것은 이종격투기 관람에서 얻는 쾌락과 크게 다르지 않다. 트랜스포터는 범죄 조직 등이 의뢰한 물건을 비밀리에 운반해 주는 존재. 1편에서 슈퍼히어로로 등장했던 프랭크 마틴(제이슨 스태텀)은 2편에서도 일관되게 초인의 면모를 선보인다. 설정은 조금 바뀌었다. 원래 직업을 잠시 괄호 속에 넣어두고, 마이애미에서 부잣집의 6살 짜리 아들 자가용 운전사 노릇을 하고 있는 것. 잠깐 아르바이트 삼아 하던 일은 콜롬비아의 거대 마약조직이 꼬마를 납치해 버리면서 꼬이기 시작한다. 우리의 영웅 프랭크가 감춰둔 실력을 드러낼 순간이 도래한 것. '침묵의 카리스마'로 자신의 캐릭터를 설정한 주인공이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는 재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화려한 운전실력과 무술 솜씨. 차 밑바닥에 설치된 폭약을 제거하는 솜씨를 보면, "정말 아무리 영화라지만…"이라는 탄성(혹은 비아냥)이 절로 나온다. 공중에 매달려 있는 크레인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자동차 바닥을 충돌시켜 폭약을 떼어내는 주인공이라니. 여기에 고속도로 위를 제트스키로 질주하고 내친 김에 달리는 버스에 올라타거나, 자동차로 헬기를 따돌리는 장면을 보고 나면, TV프로그램 '세상에 이런 일이'가 절로 떠오를 것이다. 마지막에 새로운 의뢰를 받는 장면으로 끝나는 '트랜스포터'는 이미 3편의 제작을 예고하고 있다. ‘더 독’을 만든 루이스 레테리에 연출, 뤽 베송 제작. 2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