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드림★메이커] 태원엔터테인먼트 정태원 대표

▲오래 익힌 술이 제 맛이 난다. 뛰어난 승부사인 그가 협상에서 이길 확률은 99.9%. 비결은 단순하다. 일단 목표를 정하면 파트너에 대해 철저히 사전조사를 한다. 협상 상대가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면, 자신이 원 하는 것 또한 저절로 들어온다는 설명이다. 물론 승부수를 던지기 직전까지 엄청난 에너지와 노력을 퍼붓는 그는 24시간 내내 영화 생각을 한다. 잠 들기 직전까지 DVD를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곤 한다. 요즘은 주성치 컬렉션 을 섭렵 중. "과거 주성치는 어떤 아이디어를 얻었을까 고민하면서 잠이 들면, 꿈에서 지금 제작중인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고 활짝 웃었다. 아시아를 넘어 할리우드 점령…
무협서사극으로 세계의 문 열어 ▲꿈은 구름 위에 있지 않다. "아시아를 넘어 새로운 시장으로서 할리우드를 개척해야한다"고 말한 정대표는 그 문을 여는 열쇠로 무협서사극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이 이미 개척해놓은 시장에 무혈 입성할 수 있는 장르이기 때문. 뉴라인시네마와 미라맥스 등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에 탄탄한 인맥을 자랑하는 그는 "10여년 전부터 합작 제의를 받아왔다"며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도 있었지만 충분히 준비를 했다고 생각할 때까지 거절해왔다"고 밝혔다. 그 10년여 세월의 내공이 집중된 작품이 바로 '무영검'. "세계 메인 시장으로 들어가는 첫 번째 한국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 영화로 세계시장을 품안에 현재 태원엔터테인먼트는 '누가 그녀와 잤을까' 등 총 일곱개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 다. 이중 세계 시장을 노린 야심찬 기획으로, 현재 11월 18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무영검'(감 독 김영준)과 촬영중인 '연리지'(감독 김성중)를 소개한다.

술은 내공을 더해 오래오래 숙성시키고, 샴페인은 속전속결로 터뜨린다. '가문의 위기-가 문의 영광 2'(감독 정용기)로 가을 극장가 파란을 일으킨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태원 대표. '속편은 흥행에 실패한다'는 징크스를 화끈하게 깼다. 전편은 520만명, 속편이 560만명(20일 기준)을 동원, '500-500클럽'에 도장을 찍었다. 이뿐 아니다. 다음달 개봉을 준비하고 있는 '무 영검'을 뉴라인시네마와 공동 제작, 할리우드에 당당히 입성했다. 이외에도 해외 유명 감독, 영화사의 러브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안팎으로 '사건'을 만들어내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정태원 대표. "자신감이 생길 때까지 기다린다. 확신이 들면 그때부터는 모든 것을 던져 올 인한다"는 정대표를 만나 하루를 48시간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상을 갸우뚱하게 보는 창조적 파괴
스타도 없고 감독도 신인이지만…
폭소 작전으로 관객 사로잡아
충무로 승부사 끝없는 도전 ▲의외의 대박? 당연한 대박. '가문의 위기'의 흥행돌풍은 여러모로 평단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이었다. 아이들 스타도 없고, 감독도 신인. "타깃이 확실한 기획 코미디다. 특정 스타를 고집할 필요가 없었다"는 정 대표는 "기획을 할 때부터 흥행을 확신했다. 1편을 넘어설 자신이 없었으면 아예 2편을 만들 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대박을 만들기 위해 흘린 구슬땀이 만만치 않다. 15년차인 신현준은 신인으로 돌 아간 듯, 감독과 1대 1 리딩을 해가면서 '오버'하지 않는 캐릭터를 잡아냈다. 정대표 또한 시 나리오 작업과정에서부터 아이디어를 더했으며, 개봉 3주차에 배우들을 이끌고 지방 무대 인사를 하는 등 발품을 팔았다. ▲평단을 평을 뛰어넘은 흥행돌풍. '가문의 위기' 개봉 전 평단에선 싸늘한 시선을 보냈던 게 사실. "예술영화를 기획한 게 아 니지 않냐. '가문의 위기'는 기획 의도에 충실한 영화"라고 말문을 연 정대표는 "쓰레기다, 조 폭저질 영화라는 평을 수긍할 수 없다. '가문의 위기'를 좋아한 500여만명 관객들의 선택을 그렇게 평가절하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다양한 영화 스펙트럼 만큼이나 다양한 평론 기준이 존재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얼마전 한 감독이 별을 두개밖에 못 받았다며 괴로워하더라. 1000만여 관객을 동원한 '태극기 휘날 리며'에 대해 가장 냉정했던 곳이 한국"이라며 "세 개의 평 중 하나는 다른 색깔을 가져야한 다. 특히 팝콘 무비는 그에 맞는 평가를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잔치는 만들어가는 것이다. 제작 전과정을 진두지휘하는 그의 열정은 상상을 초월한다. 각색에도 참여한 '가문의 위 기'의 경우, 극중 신현준의 첫 애인이 교통사고를 당하는 장면을 만화적으로 처리한 것 등이 정대표의 아이디어. '파이널 데스티네이션'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주성치식 코미디로 표현했 다. 정대표는 촬영은 물론 편집, 마케팅 전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쉴새없이 내놓는다. 자타공인 해외통으로 홍콩 중국 미국 등에서 러브콜이 쏟아지기에 외유 또한 잦은 상황. 그러나 신인 감독의 경우 중요한 장면을 찍을 때는 국제전화로 일일이 신과 컷에 대해 의논한다. "제작자 로서 감독에게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나의 일차적 목표"라는 정대표는 "때로는 전체 스태프를 대표해 목소리에 힘을 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국 액션 무비의 힘 보여줘
1.'무영검'. '반지의 제왕'으로 전세계 흥행 신화를 만들어낸 뉴라인시네마가 지난해 말 전격 투자를 결정,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 지난달 방한해 티저 예고편을 확인한 뉴라인시네마의 관 계자들은 "한국 액션영화의 힘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작품이 될 것"이라며 '무영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비천무'로 한국 무협영화의 한 획을 그은 김영준 감독의 야심작. 5년간의 프리프로덕션을 거쳐 중국 올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장이모우 감독의 '영웅' 등을 촬영한 중국 황디엔 스튜 디오와 베트남 고원 지대 등에서 촬영한 스펙터클한 화면이 압권이라는 평이다. 발해의 마지막 왕자 대정현(이서진)을 구하기 위한 무사 연소하(윤소이)의 활약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신현준이 야망을 위해 조국을 배신한 장군 군화평으로 나온다.

와~지우히메…日 뜨거운 관심
2.'연리지'. 화이트리시네마와 공동제작하는 작품으로, '지우 히메'가 출연하는 멜로영화로 벌써부터 일본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촬영이 끝나기도 전에 이미 일본 포니캐년과 판권 계약을 했다. 수출가격은 350만달러(한화 약 36억원)로 순제작비 33억원을 보전하고도 남는 금액이다. 죽음을 앞두고 있는 여자 혜원(최지우)과 예정된 이별을 알면서도 혜원을 사랑하는 민수 (조한선)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그릴 작품이다. 현재 제주도 등지에서 촬영 진행중. 국내 개봉은 내년 초로 잡혀있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