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初단 박정근 '경계령'

박정근이 누구지? 무명의 초단이 제한 기전도 아닌 정규 타이틀전 결승에 뛰어올랐다.
21일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제10기 천원전 준결승에서 박정근 초단이 신예 기전 우승 경력의 강호 강지성 六단에게 백으로 3집 반을 이긴 것. 본선 1회전에서 조한승을 제친 뒤 2회전에서 톱스타 박영훈을 반 집으로 꺾은 데 이은 돌풍의 계속이다. 예선 5연승 포함 천원전에서만 파죽의 8연승째다.
86년 1월 생으로 만 19세. 지난해 8월 연구생 99기로 입단했다. 데뷔 첫해 5승3패를 기록한 뒤, 올해는 24일 현재 18승 13패를 마크 중이다. 결승 5번기 상대는 안조영 대 고근태전(11월 1일) 승자. 아직 결승 일자가 확정되지 않아 단언할 순 없지만, 박정근이 이 마지막 언덕까지 넘어선다면 국내 최단 기간 타이틀 획득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지금까지의 기록은 72년 서봉수가 명인에 올랐을 때의 1년 8개월. 초단이 정규 타이틀을 획득한 예는 아직 없다. 천원전은 초창기 4연패(連覇)를 이룬 뒤 몇 년 전부터 출전하지 않는 이창호를 제외하면 내로라하는 강자들이 모두 참가하는 본격 기전. 2001년 6기 때의 박영훈을 시발점으로 송태곤 최철한 등이 우승하면서 신인 기사의 출세 무대로 자리 잡아왔다. 프로 경력 14개월짜리 ‘애송이 초단’ 박정근이 과연 이런 전통을 계승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