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 레인지' 정의·의리 빛나는 우직한 정통 서부극

찰리(케빈 코스트너)와 보스(로버트 듀발)는 대초원을 떠돌며 소떼를 방목하는 카우보이. 서부 하몬빌의 한 작은 마을에 이르러 문제는 시작된다. 마을을 지배하는 악덕 농장주와 타락한 보안관과의 한 판 대결이 불가피하게 된 것. 찰리는 그 와중에 마을 의사의 여동생 수(아네트 베닝)와 눈이 맞는다. 다음 순서는? 당연히 총잡이들의 목숨을 건 대결과 운명적 사랑.
이번 주 개봉한 ‘오픈 레인지’(Open Range)는 말 그대로 정통 서부극이다. 각본·주연·연출을 맡은 케빈 코스트너는, 2000만 달러 제작비의 절반을 사재로 털어 넣고 추억의 장르를 고스란히 복원했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과 소떼, 장총을 거머쥔 의리의 카우보이, 사악한 농장주와 비겁한 보안관, 그리고 자유를 갈망하지만 한편으론 눈치를 보는 소심한 마을 주민까지. 서부극의 관습은 우직하게 반복되고, ‘오픈 레인지’ 안에는 정의와 의리, 우정과 사랑, 권선징악과 해피엔딩이 흘러 넘친다.
서부극이 기본적으로 서부개척 시대의 향수를 그리워하듯, ‘오픈 레인지’ 역시 추억의 시절을 소비하는 영화이다. 어쩌면 시대착오일 것이다. 하지만, 현기증 나는 속도감과 현란한 액션을 자랑하는 요즘 영화들의 틈바구니에서, ‘오픈 레인지’의 느린 호흡과 묵직함은 차라리 신선하다. 케빈 코스트너와 로버트 듀발의 육중한 총격전도 기대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