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드림★메이커] 커리지필름 최용기 대표

천하의 양아치가 경찰로 사육된다는 이색 설정과 '밀키보이' 김래원의 이미지 변신 등으로 화제를 모으는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감독 최진원, 제작 커리지필름-오죤필름)가 오는 10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영화 담당 기자로 활동하다 지난 2001년 홀연히 사표를 내고 제작사를 차린 지 3년여. 오랜 진통 끝에 자신의 이력만큼이나 독특한 첫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를 내놓은 커리지필름 최용기 대표(43)를 만났다. -제작자로서 개봉을 맞는 소감이 어떤가. ▶첫 영화치고는 무난하게 진행된 것 같다. 제작비도 오버 안 했고, 영화에 대한 평도 괜찮은 것 같아 다행이다. 정말 영화 한 편 만드는 게 이렇게 힘든 작업인 줄 몰랐다. 시나리오 초고만 나온 상태에서 '엎어지는' 영화가 90% 이상일 정도다. 무슨 영화든 일단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존경스러운 거다.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동기는. ▶대학 후배인 최진원 감독이 자기가 쓴 시나리오를 들고 왔는데 너무 괜찮았다. 특히 '국민윤리' 교과서대로만 살면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와 양아치를 형사로 사육하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다. 여기에 제작비도 많이 안 들 것 같았고, 결정적으로 최 감독을 믿었다. 그래서 비슷한 규모의 제작사인 커리지와 오죤필름 두 회사가 의기투합, 영화를 만들게 됐다. -'구동혁' 역에 김래원이 아주 잘 어울렸다는 평인데. ▶김래원은 또래 배우들과는 다른 남성성을 갖고 있다고 판단해 원래부터 그를 캐스팅 1순위로 생각했었다. 지난해 미팅을 했을 때는 김래원이 거절을 했는데, 올 초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가 끝난 후 김래원이 먼저 '한번 해보자'며 제의해 왔다. 그동안 시나리오를 계속 읽어 봤다는 데 괜찮았다는 판단이 들었던 것 같다. 이미지 변신의 필요성도 느낀 것 같고…. 어쨌든 작품이 들어가게 해 준 김래원에게 고맙다. -감독들이 카메오로 출연하던데. ▶개인적으로 유명배우들이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을 별로 안 좋아한다. 왠지 배우를 소진시키는 것 같아서다. 그런데 감독들이 카메오로 나오는 건 신선할 것 같았다. '댄서의 순정'을 만들었던 박영훈 감독은 오죤필름 김상호 대표, '당산대형'으로 감독 데뷔를 준비 중인 이주호 감독은 PD와의 친분으로 선뜻 출연 제의에 응했다. 성기완 음악 감독은 대학 후배라는 이유로 출연했는데, 파마머리에 금목걸이 패션까지 소화하며 확실히 망가져 줘 고맙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다면. ▶원래 이 영화는 '코믹 액션 느와르' 장르로 기획됐다. 모든 연기자들이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보여준 탓에 액션과 느와르의 느낌은 원하는 만큼 나왔다. 다만, 극 초반 코믹 부분이 시나리오에서만큼 느낌이 안 나온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이제 첫 작품인데, 앞으로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지. ▶적어도 관람하는 동안은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이를테면 '가문의 위기' 같은…. 평론가들이 아무리 욕을 해도 대중들이 좋아하면 된다. 혹자들은 '대중에 영합한다'는 비판을 하곤 하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뿐이다. 영합한다고 하는 '공식'대로 만든다고 무조건 성공하는가. 평단과 대중을 모두 흡수할 수 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 생각한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