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드무비'서 감성연기 선보인 이기우 '주목'

때로는 '우연'이 인생을 바꿔놓기도 한다. 영화배우 이기우가 바로 그런 케이스다. '우연히' 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영화 '클래식'의 오디션을 보게 됐다. 그렇게 이기우는 막연하게 갖고 있던 배우의 꿈을 이뤘다. 그리고 우연히 잡은 기회였지만 그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클래식' 이후 1년간은 오로지 연기수업에만 골몰했을 정도였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이기우는 주연급 배역을 잇달아 따내며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처음엔 막연히 연예인이 되는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하나 둘씩 출연작품이 늘어나면서 배우로서 책임감 같은 게 느껴지더라구요." 이기우는 최근 개봉한 영화 '새드무비'(감독 권종관, 제작 아이필름)를 통해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이 자극하고 있다. '새드무비'에서 이기우는 놀이공원에서 그림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 상규 역을 맡아 장애를 가진 여성 수은(신민아)과의 사랑과 이별을 보여준다. "제목처럼 그렇게 슬프기만 한 영화는 아닙니다. 이별 전의 사랑을 예쁘게 그려내 재밌는 부분이 많거든요. 재미있게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슬픔으로 자연스레 빠져드는 영화라고나 할까요." 틈만 나면 영화 선전이지만, 서글서글한 모습이 영 밉지가 않다. 빡빡한 일정 때문에 파김치가 될 법도 하지만 항상 싱글벙글이다. 웃으면 복이 온다더니 이 친구, 올해는 여러모로 복이 터졌다. 여러 작품의 주연을 맡은 것도 모자라 여복까지 터졌으니 말이다. '극장전'에서는 엄지원과 호흡을 맞추더니 '새드무비'와 KBS의 새 드라마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서는 연달아 신민아와, 그리고 '사랑을 놓치다'에서는 송윤아와 작업을 했다. 부러움을 뒤로하고 큰 키(1m89) 때문에 힘든 점은 뭔지 물어봤다. 낙천적이고 재치있는 답변 속에 이기우가 보인다. "뭘 해도 눈에 띄니 그게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죠. 하지만 특별히 힘든 건 없습니다. 여배우와 키스신 할 때도 제가 조금 다리를 벌리고 서거나 여배우가 사과박스 정도 밟고 올라서면 되는 걸요(웃음). 오히려 배우로서 득 보는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긴' 만큼 보여줄 수 있는 표현의 영역도 크지 않겠습니까?"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