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베이징 會戰

〈제1보〉(1~15)=10월 15일 인천 공항. LG배 8, 4강전을 위해 베이징으로 출국할 일행들이 속속 도착한다. 이세돌과 박정상 등 ‘선수’ 2명도 쾌활한 목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8강전에 단 2명이라…. 달라진 풍속도다. 7회 때 8명 중 7명, 8회 때 6명에 이어 작년에도 절반이 넘는 5명의 한국 기사가 득실거렸던 LG배 아닌가. 하지만 일행들의 표정은 모두 밝았다. 국제 대회 패권은 어떻게 굴러도 한국 기사에게 돌아온다는 믿음 때문이리라. 그랬는데….
박문요가 홀 짝을 못 맞추자 박정상은 즉각 흑을 선택한다. 시작 후 10분 간은 사진 촬영 시간이다. 쏟아지는 플래시 속에서 4까지는 노 타임. 5에서 2분을 썼다. 언젠가부터 ‘최철한 포석’이란 이름 아래 갖가지 변화가 춤을 췄던 출발점이다. 6은 급전을 피해 판을 잘게 썰어가겠다는 뜻.
8로는 참고도 10까지 교환 후 좌하귀를 차지하는 것도 유력했다. 13으로 ‘대치하는 중앙’을 흑이 점령하고 보니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카메라맨들이 물러가자 쌍방 모두 본격적인 장고(長考) 무드에 돌입한다. 13에 9분, 14에 10분. 15로 걸쳐 흑이 일단 포석의 주도권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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