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래원, '미스터 소크라테스'서 화려한 액션-화끈한 욕설 실감

"과연 건달에 어울릴까" 회의적이었다. 조각같이 반듯하게 생긴 얼굴의 김래원. '옥탑방 고양이'의 대히트 이후 그는 스위트 가이로 사랑받아왔다. 귀엽고, 장난기 넘치는.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에서도 반듯한 청년의 모습 그 자체였다. 그런데 10일 개봉되는 영화 '미스터 소크라테스'(감독 최진원, 제작 커리지필름ㆍ오존필름)에서 그는 천하의 악질 구동혁으로 나온다. 피우던 담배를 혓바닥에 비벼 끄고, 욕을 달고 산다. 감방에 있는 아버지에게서 돈을 뜯어낼 정도니 삼강오륜 근처에도 못 가본 셈이다. "그동안 고기를 바싹 익혀 먹었다면 이번엔 날것을 먹은 듯해요. 색다른 경험이었죠." 매사 진지한 김래원. 시나리오를 마르고 닳도록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엔 촬영장에 자신을 그냥 던졌다. 구동혁의 느낌을 2개월여 간의 촬영 기간 내내 유지하기 위해 애썼다. 아니다 싶으면, 카메라 세우고 두시간이고 세시간이고 감독과 토론을 했다. 결과는 대박이다. 시사회 반응이 뜨겁다. 반신반의하던 관객들은 깜짝 놀라는 표정들. 불량기 넘치는 김래원의 표정, 몸짓에 다들 놀라는 분위기다. 지하철에서 할아버지에게 퍼붓는 욕설은 100% 애드리브다. 담배를 비벼끄는 장면도 리허설 없이 현장에서 바로 찍은 것. 조직에 의해 강력계 형사로 키워지는 과정에서 물고문을 당하는 장면 등도 더할 나위 없이 리얼하게 소화해냈다. 거꾸로 매달린 채 물속에 처박히는 신인데, 스태프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눈속임 없이 제대로 찍었다. 이야기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 조직과 한판 '맞짱'을 뜨는 장면에선 화려한 액션연기가 펼쳐지는데, 물론 대역을 전혀 쓰지 않았다. "제가 원래 한가지에 빠지기 시작하면 물불 안 가리거든요."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번 시작하면 5~6시간은 기본. 3주 전에 골프를 시작했는데, 벌써 90대에 들어섰다.　열네살부터 자취생활을 했기 때문인지, 요리도 아마추어 이상의 수준이다. 바다낚시를 가면, 잡는 즉시 회를 뜰 수 있을 정도. 새벽 수산시장에서 물 좋은 생선을 골라 한 상 차려내곤 한다. 귀한 송이를 구하러 시골 장터 나들이를 하기도 한다. 그중 주특기 메뉴가 연포탕이다. 이미 수차례 맛을 본 매니저들에 따르면, 최소의 재료로 빚어내는 담백한 맛이 죽여준단다. 　김래원의 연기도 그 국물 맛 같은 듯. 가식 빼고 진솔한 마음을 더한 스크린 속 그의 모습은 강렬한 첫 맛과 함께 깊은 여운까지도 오래오래 남아 관객들을 행복하게 해주니 말이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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