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대작은 너무 힘들어…" 한반도 크랭크 업 두달 연기

"이 영화를 왜 찍으려 했는지 후회가 된다!" 충무로의 파워맨 강우석 감독이 이색(?)적인 연출 소회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달 크랭크인한 영화 '한반도'를 촬영 중인 강감독은 8일 전화인터뷰에서 "11일 다시 촬영을 시작할 예정인데, 요즘 그 준비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촬영을 하면서 욕심이 더 생기게 되고 한 장면, 한 장면도 그냥 넘어가지 않으려 하니 일이 쌓인다. 이런 대작을 찍겠다고 나선 게 후회되기까지 한다"고 털어놓았다. 평소 카리스마로 좌중을 제압하며, 자신감 넘치는 말투로 스태프들을 진두지휘하는 강우석 감독이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은 것 자체가 상당히 이색적이다. '한반도'는 강우석 감독이 20년 영화 인생을 걸고 연출 역량을 쏟아부을 대작. 장중한 메시지를 스펙터클한 화면에 녹여내기 위해 특별히 공을 들이고 있다. 크랭크업 예정도 대폭 늦췄다. 1월까지 모든 촬영을 끝내려 했으나, 3월 말로 변경했다. 원래 강우석 감독은 속전속결로 촬영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현장 공개를 하기로 했던 날 예정보다 촬영이 일찍 끝나는 바람에 기자단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는 일화를 남길 정도다. 그러나 이번 '한반도' 촬영에선 매 장면 심혈을 기울이면서 진행 방식에서도 변화를 보이고 있다. 크랭크인 이후에도 계속 시나리오 수정 작업을 하고 있으며, 단 한 장면을 찍기 위해 일주일 넘게 준비를 하기도 한다. 강우석 감독은 "지금까지 충무로에서 시도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향연이 펼쳐질 것"이라면서 "자위대의 침략을 암시하는 장면 등 컴퓨터그래픽 처리를 하는 장면이 양이나 질에 있어 한국영화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반도'는 통일을 앞둔 한반도를 무대로 펼쳐지는 국가적 위기와 갈등을 그린 100억 규모의 블록버스터다. 일본의 끝나지 않은 침략 야욕이 한반도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100년 넘게 감춰져 왔던 수수께끼를 파헤친다는 설정으로, 조재현, 차인표, 문성근, 안성기 등이 캐스팅됐다. (스포츠조선 전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