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영화, 15주 만에 흥행 1위에... 충무로 大이변?

지난 주말 충무로에 ‘이변’이 발생했다. 무려 15주 만에 외국영화가 한국영화를 제치고 흥행 왕좌에 오른 것. 영화 투자사 아이엠픽쳐스 집계에 따르면, 5~6일 주말 이틀 동안 팀 버튼 감독의 애니메이션 ‘유령신부’가 서울에서 6만 9410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2위는 지난 주 승자였던 류승범 주연의 ‘야수와 미녀’(6만7120명)였고, ‘월래스와 그로밋: 거대토끼의 저주’(5만3780명), ‘오로라공주’(5만270명) ‘사랑해 말순씨’(4만1780명)가 뒤를 이었다.

외화의 1위 소식이 이례적인 뉴스가 되는 현실은, 사실 현단계 한국 영화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반증(反證)이기도 하다. 7월 마지막 주 ‘친절한 금자씨’에서 시작한 한국영화 고공행진은 ‘웰컴투 동막골’ ‘가문의 위기’ ‘너는 내 운명’ ‘새드 무비’ ‘야수와 미녀’ 등으로 이어졌고, 단 한 차례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지난 주말도 만약 서울 관객이 아닌 전국 관객으로 기준을 바꾸면, 1,2위는 한국영화 ‘야수와 미녀’ ‘오로라 공주’의 몫이었다. ‘유령신부’는 3위. 지난 달 한국영화의 점유율은 73.9%(CJ CGV 집계). 8월 9월에 이어 석 달째 70%를 넘는 수치다.
최근 몇 년 째 계속되어 온 한국영화의 위력에 대해 할리우드 직배사들은 이제 ‘울상’을 넘어 ‘단련’된 상태. ‘유령신부’의 수입·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의 남윤숙 이사는 “한국 영화 대작이 개봉하는 주에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라도 개봉일정을 조정하는 게 일상화되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