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이세돌의 비명

〈제6보〉(67~79)=이 판과 동시에 두어진 8강전에서 이세돌은 중국 왕이후이(王煜輝)를 대국 개시 4시간 만에 잠재웠다. 이 대국은 대조적으로 엄청난 굼벵이 걸음. 자기 바둑을 끝낸 이세돌은 이 판이 불과 50여 수가 지난 시점부터 해설자 겸 응원단장 역을 맡았다.
?로 응수 타진 후 68은 흑 ‘가’를 완화하며 좌변을 위협하는 수. 69는 굴욕적이지만 ‘나’의 탈출이 참고 1도에서 보듯 불가능하다. 70은 선수는 아니나 ‘가’의 노림을 완전 무산시키며 거꾸로 ‘마’로 나가 끊는 수를 노리고 있다(좌변 흑은 ‘다’, ‘라’를 맞봐 살아 있다). 하지만 70은 72~75를 선수 후 갈 곳.
71의 붙임이 기민하다. 이제 백 74면 ‘바’로 늘어 잡으러 간다. 하지만 모니터엔 흑 75가 떴고, 순간 이세돌이 비명을 지른다. 왜 참고 2도 1로 두들기지 않느냐는 것. 백이 2 이하로 살려고 들면 9까지 흑 만족이고, 2로 3은 자체로 굴복인데다 귀가 잡혀 말이 아니다. 78까지 귀에 패 맛을 남기며 우변 백도 안정해선 71의 호착이 빛을 잃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