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후보작 5편

2005년 한국영화의 자존심이자 최고영화는 과연 어떤 작품일까? 제26회 청룡영화상 최우수작품상 후보작들의 윤곽이 드러났다. 올해는 멜로 휴먼 드라마 사극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후보작에 올라 시상 순간까지도 트로피의 주인을 가늠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너는 내 운명'(감독 박진표, 제작 영화사봄)은 에이즈에 걸린 여성과 이 여성을 끝까지 사랑하는 농촌 노총각의 순애보를 그린 영화. 황정민과 전도연의 빛나는 연기가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한국 멜로영화 사상 처음으로 300만 관객을 돌파해 '순수함'의 힘을 보여줬다. 휴먼드라마 '말아톤'(감독 정윤철, 제작 씨네라인투)은 자폐 장애를 가진 마라토너 배형진군의 감동 실화를 다뤄 전국 518만명의 관객을 동원, 흥행에도 성공한 작품. 이 작품은 일반인들의 장애우에 대한 관심도 높이고, 마라톤 열풍을 이끄는 등 사회적 반향도 크게 불러 일으켰다. 특히 자폐아 초원이 역을 맡았던 조승우는 천상의 미소와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이며, 확실히 스타 반열에 올랐다. 8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최고, 역대 4위의 흥행기록을 세운 '웰컴 투 동막골'(감독 박광현, 제작 필름있수다)도 청룡 트로피를 노리고 있다. 장진 감독의 동명 희곡을 바탕으로 한 '웰컴 투 동막골'은 CF 감독 출신인 박광현 감독의 동화 같은 영상에 남북문제를 휴머니즘 속에 잘 녹여내 큰 화제를 모았다.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 제작 모호필름)는 지난해 '올드보이'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쥔 박찬욱 감독의 '복수시리즈' 완결판. '너나 잘 하세요'라는 이영애의 대사를 유행시키면서 350만여명의 관객을 동원, 18세 등급 영화로는 '친구'에 이어 역대 2위의 흥행성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마지막 후보작으로는 사극 '혈의 누'(감독 김대승, 제작 좋은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김대승 감독이 '전공'을 바꿔 조선시대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우리나라 코미디 영화를 대표하는 얼굴이었던 차승원은 장난기를 쏙 빼고, 냉철한 수사관 이원규로 분해 자신의 또다른 면모를 보여줬으며 끝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극 전개와 정교한 특수효과 등에서 호평을 얻었다. 모든 작품들이 평단이나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한국영화의 다양성을 넓혀준 수작들로, 마지막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2주 후 트로피의 주인이 더욱 궁금해진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