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 5명

바로 이 남자들이다. 이들로 인해 올해 스크린은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능청스런 작업남으로 변신한 박해일, 소년원 출신 복서 류승범, 완벽주의 킬러 이병헌, 장애인 마라토너 조승우, 그리고 사랑밖에 모르는 순정남 황정민. 치열한 경합 끝에 압축된 올해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 후보 5명이다. ◆ 연애의 목적 박해일 : '작업남' 파격 변신 　 박해일은 '연애의 목적'에서 기존의 순수남 이미지를 깨고 파격적으로 변신했다. 해맑은 미소가 인상적이었던 그가 노골적인 대사와 능청스런 표정으로 '작업'에 푹 빠졌다. 오직 목표는 미술교생 홍(강혜정)을 넘어뜨리는 것. 베드신보다 훨씬 자극적인 대사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한 연기가 호평을 받았다. '질투는 나의 힘'(2003년)으로 각종 영화상의 신인상을 거머쥐더니 드디어 청룡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 주먹이 운다 류승범 : 투지로 물든 스크린 류승범은 '주먹이 운다'에서 철저하게 인생의 밑바닥을 연기했다. 소년원을 전전하는 19세 복서로 나와 밑바닥 인생의 고뇌와 좌절, 용기와 투지를 보여줬다. 맞고 때리다 지쳐 쓰러지기를 수십차례. 권투 전문가들로부터 칭찬을 받을 만큼 실감나는 액션을 완성했다. 하루 4시간씩 일주일에 5차례 이상 혹독하게 몸을 다그친 결과였다. 연기는 물론 액션까지 겸비한 충무로 유망주의 행보가 기대된다. ◆ 달콤한 인생 이병헌 : '이병헌표' 킬러 창조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으로 자신의 연기 폭을 한층 넓혔다. '공동경비구역, JSA'(2000년)의 비운의 병장 이수혁, '누구나 비밀은 있다'(2004년)의 바람둥이 최수현을 지나 보스의 충실한 킬러 선우로 돌아왔다. 맡는 역마다 자신만의 색깔을 입히는 그는 이제 누가봐도 완벽한 프로다. 최근엔 한류를 이끄는 스타로도 우뚝 섰다. 이제 그의 눈은 전세계로 뻗는다. 조만간 할리우드에 진출하는 이병헌을 볼 날도 멀지 않은 것 같다. ◆ 말아톤 조승우 : 전국민 울린 '감동 런닝' 조승우는 뮤지컬과 스크린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몇 안되는 전천후 스타다. 이번엔 '말아톤'에서 제대로 홈런을 날렸다. 올 상반기 최고 화제작의 원동력은 조승우였다. 그가 연기한 장애우 마라토너는 실존인물인 배형진군을 모델로 한 것으로 많은 화제가 됐다. 어눌한 말투, 불안한 몸짓, 어느 것 하나 나무랄 데가 없었다는 게 평단의 일치된 의견이다. 박해일, 류승범 등과 함께 조승우는 관록의 청룡영화상에 젊음의 힘을 불어넣었다. ◆ 너는 내 운명 황정민 : 애절한 순애보 '실감' 황정민은 올해 조연에서 주연으로 발돋움했다. 최우수작품 후보에 오른 '너는 내 운명'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에서 각각 순수한 시골 청년과 거칠지만 마음은 따뜻한 형사 역을 소화해냈다. '달콤한 인생'으론 남우조연 후보에까지 올라 가히 '황정민 전성시대'를 열고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황정민. 과연 그의 연기 스펙트럼이 어디까지 뻗어나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스포츠조선 김인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