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니와 준하' 깊은 사랑을 앓고 난 후에…

내성적인 성격의 와니와 속깊은 준하는 춘천의 와니 집에서 함께 산다. 준하는 사랑하는 와니를 세심하게 챙겨주지만 그녀 마음 속 깊은 곳에 그늘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챈다. 와니가 늘 잠그고 다니는 2층 방이 실은 이복동생 영민의 공간이었던 것. 영민은 와니의 아픈 첫사랑이었다.
김용균 감독의 데뷔작 ‘와니와 준하’는 미묘한 감정을 섬세하게 살려낸 서정적인 멜로 영화다. 극의 주요 무대가 된 춘천의 마당 넓은 집을 무대로 삼아 아련하고 따스하게 펼쳐진다. 준하 역의 주진모와 영민 역의 조승우도 좋지만, 이 영화에서 특히 눈여겨볼 만한 배우는 김희선. 꽤 많은 영화 출연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그녀가 이 작품에서만큼은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다. 영민을 짝사랑하는 여자로 나오는 최강희가 어두운 골목길에서 자전거를 타고 빙빙 맴도는 장면이 영화가 끝난 뒤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