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산책] 소장용 DVD는 작품성보다 역시 액션!

서극 감독 ‘칠검’

일반적으로 DVD 예상 판매량은 개봉 당시 극장 관객수를 토대로 예측된다. 그런데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어떤 장르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실제적인 판매량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소니 픽쳐스를 비롯한 여러 제작사에 따르면 극장에서 흥행작이라 하더라도 ‘코미디’나 ‘호러’로 분류되는 DVD는 항상 기대 이하로 팔린다. 작품은 물론 DVD 평가마저 좋았던 ‘미스터 히치’가 대표적인 케이스이다. 애니메이션은 초기 판매량은 많지 않으나 꾸준히 판매되는 특성이 있다. 예술 영화는 대부분 극소량이 팔리지만 ‘무삭제’로 등급을 받은 타이틀은 의외의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파격적인 심의기준이 처음으로 적용된 ‘팻걸’은 5000장 가까이 판매되었다.
반면 액션 영화는 평단과 관객들의 집요한 악평도 불구하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는 작품이 많아 관계자들조차 깜짝 놀라곤 한다. ‘트리플 엑스 2’는 무려 2만장 가까이 팔렸는데 올해 DVD 시장에서는 판매량이 1만장 이상이면 성공작으로 통한다. 이렇게 액션 영화가 강세인 현상은 대여용 비디오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된다. 하지만 대여가 아닌 소장을 목적으로 하는 판매 시장에서도 액션이란 장르가 강세라는 점은 다소 의외의 결과다.
말 나온 김에 최근 출시된 화끈한 액션 영화 DVD를 살펴보니 서극 감독의 ‘칠검’이 눈에 띈다. 일단 ‘서극’과 ‘견자단’이 같이 작업했다는 이유만으로도 무협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영화다. 한국의 달라진 위상도 간접적으로 확인하게 되는데 김소연이 구색 맞추기가 아닌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하며, 견자단은 노예에서 절정 고수로 거듭나 칠검을 이끄는 조선인을 연기한다. 물론 견자단은 극중에서 한국어로 말을 한다.
액션의 화려함은 근래 보기 드문 최고 수준이다. 일곱 개나 등장하는 검의 개성에 맞춰 정교하게 액션이 디자인되었고, 와이어를 최대한 배제하여 액션의 사실성을 높였다. 다만 17세기 초 청조시대를 배경으로 한 방대한 이야기가 짧게 축약되다 보니 전개가 깔끔하지 못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번에 출시되는 DVD에는 극장보다 34분 늘어난 152분 완전판이 수록되어 있어 스토리 전개에 실망한 관객들에게 또 다른 평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오디오는 북경어와 만다린어로 각각 돌비디지털 5.1채널이 제공되는데 견자단의 어눌한 한국어 실력이 민망하게 드러날 정도로 음질이 또렷하다.
(박진홍 DVD프라임 대표 park@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