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산책] 살벌한 갱스터 무비 '시티 오브 갓'

11월 3일 개봉한 이 작품은 한 달도 되지 않아 곧장 DVD로 출시된다. 이것은 극장을 찾아 직접 영화를 본 관객들이 매우 적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하찮은 이유로 그냥 보내 버리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다. ‘시티 오브 갓’은 사회고발 성격의 문제작인 동시에 원시적인 피 냄새가 진동하는 갱스터 무비다. 2002년도 작인 ‘시티 오브 갓(City of God)’은 아카데미를 비롯한 여러 세계영화제에서 유력 후보와 수상작으로 선정된 당시 최고의 문제작이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정보 사이트 IMDB에서는 역대 영화 순위 18위, 역대 범죄영화 순위 4위에 올라 있다. 토니 스코트 감독은 ‘맨 온 파이어’를 만드는데 있어 ‘시티 오브 갓’을 많은 부분 참고했다고 밝혔으며, 동시에 자신이 본 최고의 영화 중 한편으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영화전문지는 물론 여러 일간지에서 (평가가 좋든 나쁘든) 이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이렇게 강도 높은 환대에도 불구하고 11월 3일 개봉한 이 작품은 한 달도 되지 않아 곧장 DVD로 출시된다. 이것은 극장을 찾아 직접 영화를 본 관객들이 매우 적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순수하게 관객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영화를 선택하는데 따르는 부담이 크다. 백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 않고 우리에게는 생소한 브라질에서 만들어졌다는 점도 선택을 망설이게 한다. 영어가 아닌 포르투칼어(브라질은 과거 포르투칼의 식민지)를 영화 감상 내내 들어야 한다는 상황도 익숙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하찮은 이유로 그냥 보내 버리기에는 아까운 작품이다. ‘시티 오브 갓’은 사회고발 성격의 문제작인 동시에 원시적인 피 냄새가 진동하는 갱스터 무비다. 절대 지루하지 않다. 마치 가이 리치 감독의 초창기 작품을 보는 듯한 경쾌한 편집과 눈을 즐겁게 만드는 테크닉은, 브라질 영화계에도 현대적 감각을 가진 제작자가 당연히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영화는 믿기지 않는 에피소드들로 가득한데 모두 윌슨 로드리게스라는 사진작가의 실제경험을 토대로 만들어 졌다고 한다. 예컨대 10살이 채 되지 않은 소년이 살인을 일삼으며 최고의 갱이 되고 다시 그 또래의 아이들에게 살해된다. ‘시티 오브 갓’이라는 빈민촌에서 마약을 둘러싼 폭력은 세대를 이어 반복되고 이어진다. 영화에 등장하는 끔찍한 이야기들이 과연 사실일까 고민하는 사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그 배경으로는 영화에서 본 것과 똑같은 장면이 당시 실제 TV 화면으로 방송된다. 거리에 즐비한 시체보다 더 큰 전율을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주류 영화가 아니기 때문에 DVD 품질에 대해 걱정을 했으나 다행히 별 문제 없는 수준이다. 영상은 영화의 분위기에 맞게 원색 계열이 강렬하게 표현되고 있으며 음향도 5.1채널로 제공된다. 부가영상들은 영화의 이해를 충분히 돕고 있는데, ‘세상에서 가장 싼 고기는 흑인 살점이야’가 배경 음악으로 흐르는 제작 다큐멘터리가 인상적이다.
(박진홍 DVD프라임 대표 park@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