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식이 동생 광태' 봉태규-정경호, "누가 진짜 바람둥이게?"

안방과 스크린의 수많은 신인들 가운데 명실상부한 톱스타로 성장하는 배우는 과연 얼마나 될까? 한 명의 '배용준'이 탄생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과의 고된 싸움을 거쳐왔을까? 여기 젊음과 패기로 똘똘 뭉친 두 사람이 있다. 이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가기 시작한 봉태규(24)와 정경호(22).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감독 김현석, 제작 MK픽처스)에서 만난 두 사람은 야무진 각오로 정상 등극을 예고하고 있다. 카메라 뷰파인더 안에 나란히 들어온 두 사람의 모습은 얼핏 다르면서도 닮아 보인다. 봉태규가 '개성파'라면 정경호는 '꽃미남과'. 안경 너머로 비친 봉태규의 눈동자에 장난끼가 가득한 반면, 정경호는 축 처진 눈매가 부드럽다. 그래도 허리를 젖히며 파안대소하는 모습에선 '뭔가 통하는' 분위기가 엿보인다.

영화에서 봉태규는 귀여운 바람둥이 '광태'로 나왔다. 바람둥이 하면 흔히 훤칠한 키에 반듯한 외모가 연상되지만 광태는 그와 정반대다. 보통 키에 평범한 외모, 게다가 적당히 아랫배도 나왔다. 대신 다른 '무기'가 있다. 현란하고 집요한 작업 멘트가 키 포인트. '봉태규식 집적대기'가 바람둥이 캐릭터와 절묘하게 융합 반응을 일으켰다. 하지만 실제의 봉태규는 보이는 것과 참 다르다. 아주 섬세하고 부드럽다. 술은 거의 안 한다.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 평소 비니 모자와 안경을 즐겨 쓴다. 영화를 찍으면서 김주혁(광식)과 친형제처럼 친해진 것도 패션이라는 공통의 관심사 때문이었다. 심지어는 취미를 사업에까지 연장했다. 온라인 패션 숍을 운영한지 1년이 넘었고, 최근엔 서울 청담동에 어엿한 쇼룸을 열었다. 더구나 그가 패션모델 출신의 나은경씨와 교제하고 있음을 당당히 고백한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얘기다. 그렇다면 정경호는? 스크린 속에 비춰지는 정경호는 전형적인 꽃미남이었다. 부잣집 외동아들 같은 외모가 부드럽고 선량하다. 이번 영화에서도 광태의 친구이자 광식의 옛 애인 윤경(이요원)과 맺어지는 '일웅'으로 나왔다. 하지만 그 역시 실제는 많이 다르다. 성격은 털털한 편이다. 아버지가 방송계에서 유명한 스타 PD여서 덕을 봤을 만도 하지만 지금껏 모든 일을 혼자서 결정하고 밀어붙였다. 집안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술 한잔 못할 것 같지만 진짜 주량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 더욱 놀라운 것은 중학교 때 씨름선수였다는 것이다. 지금도 가장 즐기는 스포츠가 축구다. 체력이 좋아서 스위퍼를 맡고 있다. "영화에서 우리 둘을 포함해 '한심 3인방'이 나와요. 매일 놀고 먹는 한량들인데…. 영화를 찍으면서 셋이서 늘 부러워했죠. 한번 이렇게 살아봤으면 좋겠다고요." 엉뚱한 면에선 영락없는 신인들이다. 하지만 5년, 10년 후의 한국 스크린을 메울 주인공들은 바로 이들이 아닐까? (스포츠조선 김인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