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준준결승 제2국 空中戰

〈제5보〉(48~62)=속기(速棋)란 대체로 빠른 수읽기의 소산이지만 급한 성격을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다. 대국장에 25분이나 일찍, 8강전 멤버 4명 중 1착으로 나타났던 이세돌은 착점 속도도 무섭게 빠르다. 서둔다는 건 초조감의 발로(發露)일지도 모른다. 이세돌보다 18분이나 늦게 마지막으로 들어선 왕위후이가 속기에 말리지 않고 초반 주도권을 잡았다. 뭔가 찜찜하다.
48이 위기 속에서 찾아낸 최선의 일착. 이 같은 발상의 유연함이 훗날 역전의 발판이 된다. 48로 일감(一感)은 ‘가’의 붙임이지만 참고 1도의 코스로 대마 패(覇)에 걸린다(8…?). 49는 당연. 50으로 ‘나’는 참고 2도 흑 2가 좋아 오히려 우변 백이 피곤해진다.
52까지 결과에 대해 국내 검토진은 ‘다’, ‘라’ 등의 활용수가 남은 흑의 우세로 진단했으나 당사자인 이세돌은 “꼭 그렇지도 않다”고 반박했다. 흑의 우상 쪽 소득이라야 30집 정도인데 상변 백의 세력권도 당당하며 ‘마’의 즐거움도 있다는 것. 하지만 54로는 그냥 59에 두고 흑 54 때 ‘바’가 더 유력했으리란 지적도 나왔다. 62까지 공중전의 양상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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