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현장을 가다] 160억 투자 한-중-일 합작 '묵공'

한ㆍ중ㆍ일 160억원의 영상 프로젝트가 웅장한 실체를 드러냈다. 스펙터클 서사 대작 '묵공'(감독 제이콥 창)은 한국, 일본, 중국, 홍콩에서 똑같이 40억원씩의 제작비를 대고,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안성기와 유덕화가 투톱을 맡고, 이세키 사토루 등 호화 스태프진으로 진용을 갖춰 제작 전부터 화제에 올랐던 작품.

지난 25일 중국 허베이성 바오딩시 이시엔 필름TV 스튜디오에서 취재진에게 처음 공개된 촬영 현장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우리 속담을 완전히 뒤집었다. 우선 웅장한 세트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6만6000㎡ 규모의 대규모 세트장엔 황토와 나무, 짚, 벽돌 등으로 2500년 전 춘추전국시대의 성과 성벽, 마을, 감옥 등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촬영장 입구엔 50여필의 말들이 바쁘게 움직였고, 성 외벽에선 당시 군복을 갖춰 입은 배우들이 긴장감 넘치는 전쟁 장면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묵공'은 일본 소학상 수상작인 모리히데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무협 영화. 춘추전국시대 연나라 양성을 무대로 양성을 먼저 함락시키려는 조나라 장군 항엄장과 조나라로부터 양성을 지키려 홀로 양성을 찾는 용병 혁리의 불꽃 튀는 대결을 다룬다. 이날 촬영분은 항엄장(안성기 분)과 혁리(유덕화 분)의 첫 만남. 대립하는 두 인물이 만나 바둑을 두면서 서로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직감으로 깨닫는다는 내용이다. 이 장면은 취재진에게 공개되진 않았지만, 양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이 연기하는 만큼 팽팽한 긴장감이 느껴졌다는 게 스태프들의 전언.

두 배우 외에 남성 12인조 슈퍼주니어의 최시원과 홍콩의 코믹액션 배우인 홍금보의 아들 홍천조, 대만그룹 소호대 출신의 우치롱 등이 호흡을 맞추는 등 최고의 라인업으로 촬영 중인 이 작품은 내년 연말 아시아권 동시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가폰을 잡은 제이콥 창 감독은 "동북아의 필름 노하우가 집대성된 이 작품을 통해 묵가 사상인 겸애와 비공의 정신을 보여줄 것"이라며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게 돼 영광이다"라고 밝혔다. (스포츠조선 베이징[중국]=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