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난해한 중원

〈제6보〉(62~77)=이세돌은 말한다. “초반만 웬만큼 짜면 웬만해선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중반은 내 특기고 종반도 약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므로….” 바둑계에선 이세돌의 약점이 종반에 있다고들 했는데 정작 본인은 포석이 더 어려운 모양이다. 그렇다면 이 바둑의 포석은 ‘웬만큼’ 짜인 것일까? 국내외 프로들의 대답은 부정적이다.
62(5분 30초)는 이세돌이 이 판에서 5분 이상 장고(?)한 마지막 세 번째 수. 세력의 분기점이자 하변 흑세 견제에 더 초점을 두고 있다. 하지만 이 점으론 ‘가’ 자리가 66과 연관해 더 유력했다. 백 ‘가’ 때 흑 ‘나’면 백 62로 하변보다 상변 백의 폭이 더 깊다. 또 백 ‘가’에 흑이 ‘다’로 상변을 깨면 백도 ‘나’로 달린다.
65가 생각보다 아프다. 69는 이 한 수의 곳. 백도 70, 72가 최선이었다. 73의 최강수에 백은 참고도 1로 먼저 단수치고 싶지만 8까지, 지금은 무리다. 77에 대해 중국 차오다위안(曹大元) 九단은 “‘라’에 늘어 흑 2점은 버리는 게 좋았다”는 의견을 냈다. ‘마’의 단수를 남겼기 때문인데, 흑은 이후 이 곳이 두고두고 부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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