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드림★메이커] 팝콘필름 한성구 대표

팝콘필름 한성구 대표(38)는 충무로 판도 변화를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영 파워'다. 지난 2000년 팝콘필름을 설립한 한 대표는 그동안 엄청난 대박은 없었지만 '연애소설' '첫사랑 사수 궐기대회' 등 6편을 히트시켰고, 올 상반기 　이후 내년 1월 12일로 개봉 일정이 잡힌 화제작 '야수'(감독 김성수)의 제작과 매니지먼트 부문 신설, 드라마 제작 진출 등으로 사업을 확장시키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런 가파른 성장세와 독특한(?) 영화 철학 때문인지, 스스로 "주위에 적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하지만 첫 인상 만큼이나 뚝심있고 흔들림 없이 자신의 길을 가고 있다. -올해 의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갑자기 일어난 일은 아니고 김하늘 이성재 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 부문이나 드라마 제작 등은 몇 년 전부터 준비해온 것들이 이제야 빛을 보는 거다. 사실 영화계 선배들의 행보를 유심히 지켜봐도 그렇고, 내 자신도 '신석기 블루스'에서 20억원 정도 손해본 걸 빼고는 다른 6편에서 모두 성공을 거뒀음에도 수중에 돈이 별로 없다는 사실을 보면서 사업을 다각화시켜야 된다고 생각해 왔다. -현재 진행 중인 작품 수도 상당하던데. ▶우선 내년 1월 12일에 개봉되는 '야수'가 있고, 권상우-김하늘 주연의 '청춘만화'가 내년 3월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 '령'의 김태경 감독이 준비하는 정통 멜로 영화 '일기', '가족'의 이정철 감독이 준비하는 미스터리 멜로 영화 '인연' 등이 내년 상반기 크랭크 인하며, 하반기에도 3~4편 정도가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방송 편성은 확정 안 됐지만, 김종혁 감독이 준비하는 드라마 한 편도 있다. -'야수'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겠다. ▶사실 제작비 30억원을 넘는 작품을 하는 게 처음이라, 하나부터 열까지 적응이 잘 안되고 있다(웃음). '야수'는 홍콩 영화 '무간도'를 보고 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 다행히 훌륭한 시나리오가 나왔고, 작년 3월 주인공인 권상우 마저 이례적으로 신속히 캐스팅되는 등 일이 쉽게 풀려 나갔다. -권상우와 유지태라는 카드의 조합이 쉽진 않았을 텐데. ▶나의 장점이라고 내세울 만한 게 캐스팅에 대한 지구력이다. 웬만한 배우들로 작업할 수도 있지만, 나는 끊임없이 캐스팅에 욕심을 부린다. 배우들이 거절해도 시나리오를 고치고, 다른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서 계속 들이민다. 이번에도 권상우는 쉽게 됐지만 유지태는 거의 8개월간에 걸쳐 공을 들였다. 다른 영화에서는 배우한테 3번 거절 당하고 4번째 섭외에서 성공한 적도 있다. -흥행을 자신하는가. 예상 스코어는 얼마인가. ▶솔직히 시나리오가 좋고 배우들의 지명도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될 거라고 보긴 하지만, 장담은 못 하겠다. (재차 예상 스코어에 대한 질문에) 한 500만명 이상 들면 여한이 없겠다. -영화 제작에 대한 철학이 독특하다고 들었다. ▶철저히 상업 영화를 지향한다. 특별히 영화에 대한 꿈을 키워온 게 아니라 대기업(LG애드) 생활을 하다가 이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남의 돈 갖고 만들면서 기본적으로 돈을 벌어주는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 자신이 그렇게 만들어 보고 싶은 영화가 있다면 자신의 돈으로 제작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럼 돈을 벌게 되면 만들고 싶은 영화는 있는가. ▶솔직히 말해서 지금까지는 없다. 오히려 성공해서 할리우드로 건너가 그들의 돈을 벌어오는 방법을 개척했으면 하는 생각은 좀 있다. 이런 직설적인 부분 때문에 다른 제작자들과 부딪치기도 하지만, 굳이 '아닌 척' 하며 살고 싶지는 않다. -자신의 비결이 있다면. ▶나는 아무리 해도 영화인은 못 되는 것 같다(웃음). 하지만 이런 일반인의 안목 때문인지 무리하지 않고 관객들의 눈높이로 제작할 수 있는 것 같다. (스포츠조선 신남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