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부터 시상식 당일인 29일까지 열흘간 동고동락한 9명의 청룡영화상 심사위원들.
올해는 총 21편의 후보작들을 일주일간 관객들과 함께 객석에서 지켜보면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 24회, 25회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극적으로 올해 심사위원진에 합류했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가 끝난 후 잠시도 쉴 틈 없이 해외 각지의 영화제 현장을 누비던 김 위원장은 당초 일정상 이유로 참석이 불투명했다.
그러나 청룡과의 인연이 깊었던지 공교롭게도 해외 일정이 딱 비는 시간대에 청룡영화상 심사일정이 있었던 것.
극적으로 청룡과의 인연을 이어가게 된 김 위원장은 미처 보지 못했던 후보작들을 심사 시간대 외에 극장을 홀로 찾아가 꼼꼼히 다 챙겨봤다는 후문.
현역 영화배우로는 이례적으로 심사위원에 위촉된 이혜영도 못 본 작품들을 일일이 DVD로 챙겨보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고, '영원한 제국'의 작가로 유명한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는 "다른 심사위원들과 이야기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된다"며 항상 수첩을 끼고 다니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청룡영화상의 '단골' 심사위원인 김유진 감독과 최동훈, 박흥식 두 젊은 감독 역시 현직 영화감독으로 신-구의 의견을 고루 제시하며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29일 공식 심사일정을 모두 마친 9명의 심사위원은 이날 밤 서울 모처에서 기분 좋게 술잔을 기울이면서 "극도의 보안 유지 때문에 답답하긴 했지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스포츠조선=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