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 이영애, "'안티 금자씨'도 사랑해줬으면"

이영애의 여우주연상 수상은 그녀가 출연한 드라마나 영화만큼 극적이었다. 이영애는 국내 최정상급의 인기스타인 데다 일찌감치 연기력을 인정받았지만, 그동안 국내 어떤 시상식과도 인연을 맺지 못할 만큼 유달리 상복이 없었다.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평소의 다소곳한 이미지를 버리고 깜짝 놀랄 만한 파격 변신과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였지만, 복수극이라는 영화의 특성상 찬반 양론이 엇갈렸고 올 후반기 '웰컴 투 동막골', '너는 내 운명' 등 히트작들이 잇따르면서 수상을 자신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특히 그녀는 청룡영화상에서만 'JSA 공동경비구역'(2000), '봄날은 간다'(2001) 등 2차례나 여우주연상 부문에 노미네이트됐다가 막판에 분루를 삼킨 경험이 있기에 이번 수상은 더욱 각별했다. 그녀의 매니저 이주열씨 역시 그녀의 감정 증폭(?)을 도왔다. 이씨가 '이영애가 수상하지 못한다'는 루머를 귀띔해주는 바람에, 이영애는 "누가 타더라도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자"면서 마음을 가다듬고 특유의 은은한 미소를 띤 채 시상 장면을 지켜봤다고 한다. 하지만 시상자인 톱스타 최민식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순간, 그녀의 '연기'는 계속되지 못했다. 눈물이 쏟아져 나왔고, 너무 정신이 없는 나머지 다리에 힘이 풀려 자리에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박찬욱 감독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무대에 올라간 이영애는 "영화를 좋아했던 분이나 싫어했던 분이나, 이 순간만큼은 모든 분들에게 사랑받고 싶다"면서 "'친절한 금자씨'는 한 사람이 만든 게 아니라 스태프 전원의 힘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영애는 박찬욱 감독과 스태프, 매니저, 스타일리스트, 부모 등을 일일이 호명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거의 3분여 동안 소감을 이어갔음에도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 애를 먹는 표정이었다.　이영애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드라마와 영화 중 차기작을 선정할 계획이다. (스포츠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