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산책] 4년 만에 재출시 '타이타닉

국내 DVD 역사상 영화의 명성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 최악의 DVD 중 하나는 2001년에 출시된 ‘타이타닉’이다. 아카데미 역대 최다 수상작이자 ‘스타워즈’를 넘어서는 흥행작이었으나 DVD로서는 부가영상 하나 없는 초라한 모습으로 출시되었다. 이제 ‘타이타닉’ DVD가 ‘디럭스 콜렉터스 에디션’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재출시된다.
우리 기억에 남아있는 ‘타이타닉’에는 석양을 배경으로 두 선남선녀가 선두(船頭)에 서서 팔을 함께 펼치고 있는 장면이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타이타닉’이 단순히 이들 연인의 아름다운 사랑 얘기였다면 이토록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았을 것이다. 두 연인의 사랑은 많은 노력을 기울여 고증된 역사적 사건 사이를 관통하며 여러 비극과 교차되고, 이 속에서 관객이 느끼는 감동과 서스펜스는 배가된다.
타이타닉호의 역사적 사실은 어떤 소설보다도 더 정교하고 끔찍하다. 타이타닉호는 1912년 당시 지구 위에서 인간이 움직일 수 있는 가장 큰 물체였다. 당시의 첨단 지식과 호화로움이 집적된 이 거대한 배는 신조차 가라앉게 만들 수 없다고 큰 소리를 치던 인간의 오만함에 커다란 경종을 울리게 된다. 이번에 출시되는 ‘타이타닉’은 명성에 걸맞게 총 3장으로 출시된다. 상영 시간이 3시간을 넘고 DTS-ES, 감독 음성해설 등을 포함한 오디오 트랙을 6가지나 포함하고 있어 본편은 2장의 디스크로 나뉘었다. 3번째 장은 그 동안 궁금했던 ‘타이타닉’의 제작 과정과 각종 다큐멘터리를 담고 있다. 특수 효과에서 천재적 재능을 보여주는 제임스 카메론이 어떤 방식으로 촬영을 했는지 궁금하기 짝이 없었는데 멕시코에 실제 타이타닉 크기의 모형을 건축하는 과정을 보면 입이 다물어지질 않는다. 또한 단순히 삭제된 장면을 열거하지 않고 삭제 전후 씬을 편집해 감독이 해설까지 곁들여주는 ‘삭제 장면’도 영화만큼 재미있다.
(박진홍 DVD프라임 대표 park@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