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LG배 세계기왕전]"코미디, 코미디 …"

〈제10보〉(105~114)=왕위후이는 흑 105 때 백이 107로 물러날 것으로 보고, 그때 ‘가’에 뛰어 이겼다고 판단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105로는 단순히 ‘가’에 뛰어 참고도의 수순을 밟을 장면. 물러서지 않고 106으로 젖히니 113(105자리 때림)까지 패(覇)가 벌어졌다. 흑으로선 예정에 없던 시나리오다.
114는 팻감이자 오전 대국 봉수(封手)점. 기사들은 열이면 아홉은 마지막 봉수점을 상대방에게 넘기려 한다. 1시간이 주어지는 점심 휴식 때 다음 수를 생각하는 이점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세돌은 오전 마지막 수를 자신이 둔 뒤 점심 시간을 맞았다. 상대방에게 “밥 먹으며 고민 좀 해라”는 뜻도 되지만 드문 케이스.
식당에 들어선 이세돌, 아군(?)들만 있음을 확인하곤 앙천대소하더니 박정상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코미디야 코미디! 으하하.” 상변의 변화가 너무 뜻밖이었고, 그 결과 자신이 횡재했다는 의미였다.

114에 대한 응수에 골몰하며 식사를 했을 왕위후이의 ‘밥맛’은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