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치고 싶을 때' 미치고 싶을 때 사랑을 만났다

‘미치고 싶을 때’를 처음 봤을 때 떠올랐던 단어는 ‘몸부림’이었다. 독일과 터키의 자본과 인력이 함께 만든 이 영화는, 성(性)을 통해 가족의 굴레를 벗어나려는 한 젊은 여성의 욕망을 다룬다. 파괴적이고 쓸쓸한 내용이지만, 규범과 금기를 넘어서 갈 때까지 가보겠다는 영혼의 모험의지와 욕망만은 건강하다.
터키의 가정에서 자란 생기 넘치는 여자 시벨(시벨 케킬리). 조선시대 이상으로 여성에게 가혹한 풍습을 가진 이 나라에서 그녀가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결혼뿐이다. 시벨의 상대는 인생을 포기한 듯 살아가는 중년 남자 차히트(비롤 위넬). 아내를 이승에서 떠나보낸 뒤 마약과 알콜, 그리고 펑크 음악만으로 버티는 인생 낙오자다. 두 사람은 육체는 섞지 않겠다며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약속하지만, 삶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뭇 사내들을 탐닉하는 시벨에게 차히트는 질투를 느끼기 시작하고, 시벨 역시 처음 생각대로 삶이 굴러가지는 않는다.
2004년 베를린 영화제 최우수작품상과 신인여우상을 받은 작품. 감독 파티 아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