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0회 LG배 세계기왕전]소년의 長考

〈제3보〉(24~40)=오는 16일로 만 16세가 되는 천야오예는 현재 엄청난 역모(?)를 꿈꾸고 있다. 내년 3월쯤 벌어질 LG배 결승서 우승할 경우 최연소 세계제패 기록을 갈아치우게 되는 것. 지금까지는 이창호가 92년 1월 린하이펑(林海峰)을 제압, 제3회 동양증권배를 품에 안을 때 세웠던 16세 6개월이 누구도 범접 못할 ‘언터처블 레코드’로 남아있었다.
24로 지켰을 때 즉각 25로 뛰어든 수가 비판대에 올랐다. 그냥 ‘가’로 하변을 지키는 쪽이 나았다는 것. 실전에선 훗날 하변이 매우 중요한 전장(戰場)으로 떠오르게 된다. 백 역시 34는 의문수. 가뜩이나 흑이 가고 싶어 근질근질한 방향으로 길을 터준 꼴이다. 최규병 九단이 제시한 참고도의 대안(代案)이 검토진으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
그렇더라도 35는 ‘나’가 온건한 수. 37은 근거의 급소다. 40까지, 서로 이렇게 교두보를 확보해 두어야만 곧 펼쳐질 변과 중원 싸움에서 힘을 쓸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천야오예의 계속되는 초반 장고가 눈길을 끈다. 33에 18분, 37에 9분, 39에 무려 20분….

40 다음 흑의 진로는 ‘다’와 ‘라’ 중 어느 쪽이 옳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