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햅스 러브' 진가신 감독, "지진희 스타성-마스크 만족"

'첨밀밀', '러브레터' 등으로 잘 알려진 진가신 감독은 '퍼햅스 러브'의 빡빡한 아시아 프로모션 일정 속에서도 국내 취재진을 위해 따로 시간을 할애할 만큼 남다른 한국 사랑을 자랑했다. 진 감독은 이같은 평판을 재확인(?)시키기라도 하듯이 국내 취재진을 만나 열변을 토했으며, 그래도 성이 다 안 풀렸는지 이달 말 국내를 방문할 때 다시 한 번 영화 이야기를 나누자고 신신당부했다. - 배우들의 국적이 다양해 촬영하기가 쉽지 않았겠다. ▶의외로 언어 소통의 문제는 크지 않았다. 그보다는 서커스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좁은 공간에 수십명의 배우를 몰아넣어야 했는데, 별로 익숙한 상황이 아니라 상당히 허둥댔다. - 뮤지컬 형식으로 영화를 제작했는데. ▶한국은 다르지만 이곳 홍콩이나 수많은 아시아 각국의 영화팬들은 DVD나 비디오로 영화를 본다. 극장까지 찾아와서 돈을 주고 영화를 보게 하기 위해선 좀 더 시각적인 작품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에서 뮤지컬 형식을 차용하게 됐다. - 서커스라는 소재를 택한 이유가 있나. ▶서커스는 1940~1950년대 전쟁으로 상처받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역할을 했다. 극중 손나가 과거의 아픈 기억을 지우고 새출발하려는 상황을 서커스로 상징하고자 했다. 또 서커스라는 소재는 시각적인 측면의 효과도 뛰어나다. - 지진희를 캐스팅했는데. ▶원래는 유덕화를 몬티 역에 쓰려고 했는데, 계약에 문제가 있었다. 몬티가 등장하는 10분을 끌어가려면 어느 정도의 스타성이 필요했고 믿음이 가는 마스크를 지녀야 했는데, 지진희는 그 조건들을 만족시켰다. 결과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캐스팅이 됐다. 유덕화가 했으면 영화에서 뮤지컬 적인 색채가 너무 강해졌을 것 같다. - 영화에서 처럼 출연 배우와 사랑에 빠진 적이 있나. ▶영화를 찍다 보면 여배우를 놓고 감독과 남자 배우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될 때가 있다. 흔히 그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지,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은 아니다.(웃음) (스포츠조선 홍콩=신남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