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인사이드] "인터뷰 사절 주연배우?"

기자는 최근 영화배우 장동건을 만난 후 "역시 톱스타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됐다. 장동건은 그때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하루에도 많게는 10건이 훨씬 넘는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받은 질문 또 받고, 했던 말 또 하기가 여간 곤혹스런 일이 아닐테지만 장동건은 한결같이 밝은 태도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자신이 출연한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반해 다음주 개봉을 앞둔 영화의 한 주연배우 A가 보여주고 있는 최근 행보는 실망스러움을 넘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오랜 무명시절을 보내다 올 들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늦깎이 스타인 A에게 이번 영화는 자신의 데뷔작. 그만큼 스스로 많은 기대와 부담감을 갖고 있을 게다. 그런데 A가 최근 '인터뷰 중단'을 선언했다. '너무 힘들어서'가 그 이유다. 하긴 여지껏 이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적도, 인터뷰 요청이 쇄도한 적도 없었으니 지칠만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치면 '힘들지 않아서' 작품 홍보를 즐기며 하는 배우가 과연 몇이나 될까. 더욱이 A는 탄탄한 연기력 못지 않게 겸손한 언행과 행동으로 방송가 안팎에서 호평이 자자한 배우이기에 안타까움이 더하다. A가 출연한 영화는 거의 순제작비와 맞먹는 비용을 홍보마케팅비로 지출하고 있다. 그런 마당에 주연배우가 뒷짐지고 물러나 있으니 홍보 담당자들도 무척 난감해 하고 있다. 물론 A의 영화가 어떤 흥행성적을 거둘지는 모른다. 하지만 A는 좋은 인간성과 연기력 만이 톱스타가 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아님을 꼭 상기할 필요가 있다. 일전에 만난 한 조연배우 B가 했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자기 영화를 자기가 홍보하는 데도 그런 행위를 '배우답지 않다'고 생각하는 배우들이 있어요. '배우'요? 영화 망하는데 배우 혼자 잘 됩니까." (스포츠조선 김천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