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둑 2천년 비밀을 벗긴다

이달 초 국내 최초로 바둑문화유산 전시회를 열었던 바둑문화재 수집가 안영이(70·사진)씨가 ‘다시 쓰는 한국바둑사―한국바둑 2천년의 비밀’을 출간했다. 바둑 서지학자로도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필자가 40여 년간 추적해 온 각종 사료를 연구, 재해석한 결정판이다.
책은 조선바둑의 재조명, 바둑이 나타난 문헌, 순장바둑 실전 대국보 등 총 3편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순장바둑 42국은 일제 시대 대국 기보와 해설이 처음 전재된 귀중한 사료. 나라(奈良) 정창원 목화자단기국(木畵紫檀?局)의 백제 전래부터 순장 바둑판의 화점(花點), 연화문(蓮花紋)과 매화문(梅花紋), 교토 적광사(寂光寺) 건곤굴(乾坤窟)의 비밀 등이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적광사 대국에 등장하는 이약사가 조선 인조 때의 문신 이경직(李景稷)이란 저자의 추론 등, 바둑 사학계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계기가 마련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