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드림★ 메이커] '왕의 남자' 이준익 감독

오는 29일 개봉되는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 얼굴에는 늘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그래도 짐짓 "영화가 잘 나와서 기분이 무척 좋은 것 같다"고 운을 떼자, "난 항상 기분이 좋은 사람"이라며 다시 한 번 특유의 하회탈같은 미소를 흘렸다. 그러면서 그는 "내 자신이 바로 영화 속 장생같은 인물"이라면서 "영화 막바지의 장생의 대사처럼, 이 놈의 징한 인생, 한 판 잘 놀다 가면 그 뿐 아닌가? 나는 인생에 특별히 바라는 게 없다"며 철학이 담긴 '어록'들을 쏟아냈다. -어떻게 처음 영화와 인연을 맺게 됐나. ▶순수 미술 전공(세종대 동양화과 중퇴)인데 배가 너무 고플 것 같아서 극장 간판이라도 그려 볼까 명보극장을 찾아갔다. 당시가 1986년으로 영화 '땡볕'이 상영되고 있었는데, 그냥은 못 들어가게 해서 표를 끊고 들어갔다가 극장 관계자에게 단번에 퇴짜를 맞았다. 그 때 끊은 표가 아까워 영화를 봤는데, 영화가 슬퍼서도 울고 내 신세가 처량해서 또 울었다. 이후 서울극장 선전부장과 광고 마케팅 일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내가 원래 한 가지 일을 오래 못하는 성격이다. -그럼 감독 일도 조만간 그만 두는 것 아닌가. ▶그럴 지도 모른다(웃음). 하지만 아직까지 다른 재미있는 일을 못 찾아서 당분간 이 일을 계속 해야할 것 같다. -'황산벌'에 이어 다시 한 번 사극을 선택했다. ▶사극은 판타지 장르에 속한다고 본다. 기본적인 사실의 틀은 있지만, 세세한 내용은 어차피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원하는 새로운 공간과 시간을 창조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인간의 극한적인 대립과 갈등을 다루는데도 효과적인 형식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