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피날레 장식할 영화는? 한국영화 강세 두드러져

최근 아이엠픽처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 개봉작들 중 흥행 1~4위를 한국영화가 독식한 가운데,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외화는 겨우 4편에 불과했다. 이같은 한국영화 강세는 계속 이어져 지난 주에는 '태풍'(감독 곽경택, 제작 진인사필름)이 총 110만9024명의 관객을 동원(영화진흥위원회 집계 기준)하면서 총 53만119명을 모으는 데 그친 '킹콩'을 간단히 집어삼켰다. 그렇다면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2005년의 대미를 장식할 한국영화는 뭘까. ★한번 날아보자 29일 개봉하는 또다른 대작 '청연'(감독 윤종찬, 제작 코리아픽처스)의 흥행 여부도 관심을 끈다. '청연'은 국내 최초의 본격 항공영화로 무려 97억여원의 순제작비가 투입됐다. 태풍'에 비하면 적은 액수지만 한국영화로서는 초대형 블록버스터급임에 틀림 없다. 미국, 일본, 중국 등을 돌며 찍은 수준급의 영상을 자랑하고 있는 '청연'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비행사 이야기를 다뤘지만 다큐멘터리 보다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진영-김주혁 커플의 사랑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밖에도 다양한 홍보 이벤트를 통해 '태풍'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사연 공모를 통해 당첨된 25쌍의 모녀를 VIP시사회에 초청하는가 하면, 23일에는 경기도 용인 파인리조트에서 설원시사회를 연다.

★태풍은 계속 불까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8일까지 자체집계한 '태풍'의 관객수는 무려 180만여명. 배급사의 주장대로라면 이는 한국영화 흥행 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개봉 첫 주 기록인 177만여명을 웃도는 수치다. 순제작비 150억원에 마케팅비만 30억여원에 달하는 대작인데다 장동건 이정재라는 황금 캐스팅이 영화팬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일단 시작은 대성공했지만 초대박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배급사는 28만명이라는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하자 첫 주 성적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했지만, 왠지 페이스가 처지는 느낌이다. '태극기…'의 개봉 첫 주말 관객점유율은 63.2％에 달했지만, '태풍'은 겨우 40％를 넘어선 데 그친 것. 하지만 전국 540개 스크린이라는 확실한 배급망이 있어, 크리스마스 대목이 낀 둘째주 성적이 1000만 관객 돌파의 향배를 결정할 전망이다.

★우리도 있다! 다들 '억, 억' 거리니까 웬만한 액수로는 '대작' 대열에 명함도 못 내미는 게 사실. 하지만 최근 '광식이 동생 광태'의 흥행 성공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은' 영화도 얼마든지 들어갈 틈새는 있다. '작업의 정석'(21일 개봉)과 '왕의 남자'(29일 개봉)가 연말 '고래싸움'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민 케이스. '작업의 정석'(감독 오기환, 제작 청어람)은 거의 제작비와 맞먹는 홍보마케팅비를 투입하고, 전국 400개 가까운 스크린을 확보하며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배급사인 쇼박스 역시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의 흥행신화를 잇겠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반면, '왕의 남자'(감독 이준익, 제작 이글픽처스-시네월드)는 개봉 전 시사회를 통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 받으며 입소문이 퍼지고 있어 의외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원작 연극 '이(爾)'와의 공동 프로모션. 200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기상 등을 거머쥐며 이미 그 가치를 인정받은 연극 '이'는 '왕의 남자' 개봉과 함께 내년 1월6일부터 앵콜 공연될 예정이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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