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백, 추격 始動

〈제9보〉(103~116)=촉망 받는 중국 신예들 중에서도 천야오예는 단연 선두주자라는 중론. 침착한 성격에다 감각, 수읽기, 판단력 등 필수 요건들을 골고루 갖췄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하지만 선배 창하오(常昊)가 그랬듯, 젊은 날의 엘리트 코스가 곧 최정상까지 이르는 길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범국가적 성원의 중압감을 떨치고 자기 완성을 이뤄내려면 아직도 숱한 험로가 가로막혀 있다는 뜻.
우변 흑과 우하귀 흑이 일단 양곤마(兩困馬)의 형상이어서 수습이 급하다. 그렇긴 해도 103은 너무 심약했다. 참고도 1, 3으로 우선 우변의 자세를 갖춘 뒤 하변은 5, 7로 수습할 장면. 104로 상하가 차단돼선 뭔가 찜찜해졌다. 110까지 몰아쳐 중앙에 때 아닌 백의 벽이 쌓여가는 모습. 흑은 공배를 이어가면서도 아직 완벽한 타개라고 하기 어렵다.
112, 114의 짭짤한 선수 행사 후 116. 황무지 같던 하변이 갑자기 백의 옥토(沃土)로 변하려 한다. 그나저나 백이 ‘가’로 또 한 번 갈라쳐 가면 우변 흑들의 목숨은 어떻게 될까. 천야오예가 안경 너머 총명한 눈을 굴리며 의자를 끌어 바짝 당겨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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