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은 “루이를 잡아라”

루이나이웨이(芮乃偉)는 한국 여성바둑 수준을 끌어올린 은인이지만 지난 해부터 국제 단체전에선 한국이 넘어야 할 벽으로 군림하고 있다. 지난주 한국기원서 벌어진 제4회 정관장배 2라운드는 일본의 4번 주자 지넨 가오리 四단이 초반 헤로인으로 떠올랐으나 루이를 만나면서 대마를 잡히고 탈락했다. 이제 남은 기사는 중국 3명, 한국과 일본은 1명.
다음달 16일 상하이에서 치러질 최종 라운드는 루이와 한국 팀 주장 박지은의 대결로 시작된다. 한국이 우승하려면 박지은이 루이를 포함해 4명을 상대로 전승을 거두어야 한다. 루이의 벽만 넘어선다면 일본의 고야마(小山榮美), 중국 쉬잉(徐瑩), 예꾸이(葉桂) 등은 덜 까다로운 상대들이어서 불가능한 일만도 아니다. 지난해엔 중국 2번 주자 예꾸이가 5연승했고, 3번 주자 쉬잉은 2연승 후 박지은에 의해 날개가 꺾였었다.
어쨌든 2라운드까지 성적은 한국이 가장 초라하다. 중국이 1번 주자 왕상윈(王祥云)의 5연승 등 총 6승, 일본은 지넨 혼자 3연승을 기록한 반면 한국은 이민진이 따낸 1승뿐이다. 지난해 농심배서 이창호가 거둔 ‘상하이의 기적’을 이번엔 박지은이 재현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