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뒤바뀐 主客

〈제13보〉(166~186)=백이 166에 늘고 흑이 167에 뛴 문제의 장면. 여기서부터 또 한번 펼쳐지는 기막힌 역전극을 쫓아가 보자. 168에 붙이고 170에 끊었으나 171, 173이 성립한다. 누가 봐도 백의 영향권이던 곳인데 흑의 운신은 자유 자재다. 174도 어쩔 수 없는 곳. 버틴답시고 참고 1도 1로 이었다간 그 즉시 바둑이 끝난다.
176 때 비로소 177. 178에도 179로 되 단수 쳐 이제 마음 놓고 패를 하자고 외친다. 완전히 주객(主客)이 뒤바뀐 모습이다. 흑의 이른바 꽃놀이 패. 183(175자리) 때가 또 난처하다. 참고 2도 1로 참아서 정비된다면 좋겠는데 흑 2 이하 6(?의 곳)을 되 때려 여전히 패다. 이 패에 지는 날엔 중앙 백 전체가 생사의 기로를 헤매게 된다.
184를 불청(不聽)하고 185로 때려 일단 하변 백은 몰살했다. 그렇다면 백 186 이후 좌상 쪽의 잡혔던 백의 생사와 좌변 흑의 삶은 이제 어찌되나? 경천동지할 대변화를 거쳐 어느덧 ‘해답편’만 남았다. (180…170, 183…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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