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드림★메이커] '청연' 윤종찬 감독

새로운 것에의 도전은 늘 설레는 일. 하지만 선뜻 도전을 선택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특히 그 '도전'이 자신이 '먹고 사는 일'과 '예술에 관한 승부'가 관계될 때에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종찬 감독(42)은 '안정' 보다 '모험'을 선택했다. 배우 장진영을 스타 탄생 시킨 '소름'이후 3년의 산고 끝에 국내 최초의 본격 항공영화 '청연'(제작 코리아픽처스)을 들고 관객들을 찾아온 윤 감독과 영화 이야기를 한 보따리 풀어봤다. '최초 여류 비행사' 논란 속 한 인간 비극적 삶 조명 美실사 촬영 등 위험 부담 … 본격 항공영화 자부심 '소름'이후 3년만에 다시 호흡 장진영 승부욕 찬사 - '청연'에 대해 스스로 점수를 매겨 본다면. ▶점수를 매긴다는 건 좀 그렇고…. 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최선'으로 보일 수도 있는 반면 '한계'로 보일 수도 있겠다. - 박경원이란 인물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꼈나. ▶박경원이라는 인물을 처음 접했을 때 슬픈 백일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그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다. 나는 박경원을 '역사속 인물'로 바라보기 보다 좌절할 수 밖에 없었던 한 인간의 비극적인 삶을 보여주고 싶었다. - 힘들 게 뻔한데, 왜 굳이 이 작품을 선택했는가. ▶처음에 연출 제의를 받고 고민을 많이 했다. 엄청난 인적 물적 자원이 투입되는 블록버스터인 만큼 흥행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 하지만 역으로 이런 작품을 해 볼 기회는 흔치 않다는 생각이 들면서 욕심이 생겼다. 위험 부담이 큰 만큼 성취감도 커지는 게 사실 아닌가. 앞으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 가장 힘들었던 점은.

▶거의 모든 촬영이 그야말로 새로운 도전이었다. 미국에 가서 비행신부터 찍었는데 실사 촬영도 힘들거니와 계곡을 가르며 비행하는 신은 너무 위험해 스턴트맨들도 꺼려했을 정도였다. CG는 2년을 꼬박 작업했을 정도로 양이 방대했고, 사운드 믹싱만 해도 6개월이 걸렸다. 복엽기 소리가 없어 이를 위해 다시 미국으로 갔던 적도 있었다. - 장진영과는 연달아 두 작품째다. 장진영 등 배우들에 대해 평가를 내린다면. ▶장진영은 선이 굵고 승부욕이 대단히 강한 배우다. 특히 여자 비행사 역할은 연기력 뿐만 아니라 엄청난 정신력과 체력이 필요했는데, 장진영은 특유의 승부욕과 성실함으로 훌륭히 소화해냈다. 김주혁, 한지민 등도 흡족할 만큼 연기를 잘 해줬다. 배우들에게 고맙다. - 감독을 지망하는 젊은이들에게 한마디 조언해준다면. ▶너무 영화에만 매달리지 않았으면 한다. 영화 공부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사회과학이나 철학 등 다방면에 걸쳐 많은 간접 경험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영화는 종합예술 아닌가.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