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급예산 '왕의 남자' 대작들 누르다

병술년 새해 극장가에 이변이라고 불러도 좋을 현상이 발생했다. 100억대 한국 대작영화와 2000억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제치고 40억대 순 제작비를 들인 이준익 감독의 ‘왕의 남자’<사진>가 흥행 왕관을 썼다. 감우성 정진영 이준기 등 평소 ‘스타’라고 부르기에는 어색한 배우들의 힘으로 만들어낸 성적이란 점도 한결 돋보이는 대목이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12월 30일~1월 1일) 3일 동안 사극 ‘왕의 남자’는 총 33만4482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제작사 씨네월드는 전국관객은 115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2위는 24만2798명을 모은 할리우드 판타지 ‘나니나 연대기’. 피터 잭슨 감독의 ‘킹콩’은 이 두 작품의 위세에 밀려 3위로 하락했다. 4위는 손예진·송일국 주연의 로맨틱 코미디 ‘작업의 정석’. 14만2518명을 모으며 연인을 위한 연말연시 틈새시장을 공략했다. 개봉 3주를 넘긴 장동건·이정재 주연의 ‘태풍’은 완연한 하락세. 12만9274명을 모으며 5위로 추락했다. 장진영 주연의 ‘청연’은 평단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8만7993명을 불러 모으며 6위에 그쳤다. 영진위 흥행순위는 전국 약 1600개 스크린 중 영화관입장권통합 전산망에 가입한 1226개 스크린(82%)의 성적을 집계한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