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 인터뷰] '홀리데이' 홍일점 조안

언뜻 시끄럽고 정신 없는 듯 보이지만, 가만히 들어보면 나름대로 조리도 있고 깊이도 느껴진다. 연예인이 아닌 '기인'과의 인터뷰로 잠시 착각이 들 정도. 영화 '홀리데이'(감독 양윤호, 제작 현진씨네마)의 홍일점인 조안과의 인터뷰는 이처럼 '희한했다'. 전방위로 쏟아내는 그녀의 입담을 '꿈'이라는 주제로 '교통정리'를 했다. ★ 원래 꿈은 번역가 어릴 적부터 외국어를 좋아했던 조안은 원래 번역가를 꿈꿨다. 그러던 어느날 문득 만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가졌고, 급기야 집에 있는 교과서를 다 버리는 '기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막연한 꿈만 가지고 만화가가 되기란 쉽지 않은 일. '붕 뜬 상태'로 해답을 못 구하던 조안은 탤런트 이광기의 소개로 방송국을 드나들게 됐고, 우연찮게 KBS 드라마시티 '첫사랑'으로 데뷔하게 됐다. "카메라 앞에 섰을 때 묘한 희열감 같은 게 느껴지더라구요. 그 때 결심했죠. 배우가 되기로." ★ 꿈만 같았던 촬영 '홀리데이'는 지난 88년 지강헌 탈주 인질극을 그린 영화. 그렇다보니 이성재, 최민수를 비롯해 주요 출연자들은 죄다 건장한 남자들 밖에 없었다. 극중 홍일점인 조안은 당연히 모든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제가 언제 그런 대우를 받아 보겠어요? 성재 오빠는 간식과 손난로 등을 잘 챙겨주셨구요, 최민수 선배는 연기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어요." 다음에도 자신이 홍일점으로 출연하는 영화가 있으면 좋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조안. 그런데 걱정이 하나 있긴 하단다. "한번만 더 이렇게 촬영하다가는 버릇 나빠질 것 같아요." ★ '배우'가 되는 게 꿈 조안의 꿈은 '진짜' 배우가 되는 것. 일단 그녀의 연기에 대한 근성 하나는 알아 줄 만하다. 그 대표적인 에피소드 하나. 이성재의 자해를 만류하다 내팽겨쳐지는 신을 찍을 때였다. 옥신각신하다가 날아갔는데 하필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다. "가만히 엎드려 있는데 뭔가 따뜻하고 짭짤한 액체가 흘러내리더라구요. 피였어요. 그래도 그냥 있었죠. 저 때문에 NG가 나면 안 되니깐요." 결국 감독의 오케이 사인 직후 조안은 근처 병원으로 옮겨져 마취도 안 한 상태에서 머리에 '스테플러'를 두 방이나 박아야 했단다. 너무도 대수롭지 않게 자신의 고통스러웠던 경험을 들려주는 조안. 참 '희한하다' 생각했는데 배우로서의 꿈을 묻자 이내 정색을 하고 답을 한다. "전도연 언니나 줄리엣 비노시 같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도연 언니의 촉촉한 느낌과 성숙미, 줄리엣 비노시가 풍기는 특유의 분위기를 꼭 닮고 싶습니다." (스포츠조선 김천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