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 인사이드] 2작품 '쓴맛' 영화제작자의 눈물

"지난해 여러모로 성원해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해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병술년 새해를 맞아 신년 덕담이 오고가는 사이, 유독 한통의 e-메일이 기자의 눈길을 끌었다. 영화 제작사로 알려진 기획시대의 유인택 대표가 "새해 인사 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발송한 신년 메시지. 2006년 새해에는 더욱 분발하겠다는 통상적인 인삿말과 함께 지난해를 짤막하게 결산한 글 한토막이 유달리 마음에 와 닿았다. 제작과 투자에 애먹는 충무로 중소 영화 제작자들의 고충이 조금이나마 드러나 있었기 때문이다. 기획시대는 지난해 2편의 영화를 기획했다. '즐거운 우리집'과 '애인'. 그러나 두 편 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오히려 맘고생, 몸고생에 주름살만 늘었다. '즐거운 우리집'은 캐스팅에 난항을 겪다가 '판'을 접어야 했다.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는 톱배우를 캐스팅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신인급으로 가기엔 위험부담이 컸던 게 이유다. 유 대표는 눈물을 머금고 그동안 준비에 들어갔던 1억여원 가량의 경상비용을 손실 처리하는 차원에서 프로젝트를 마무리했다. 두번째 영화 '애인'도 개봉 직전까지 구설수에 올랐다. 개봉을 코앞에 두고 주연배우와 영화마케팅에 대한 이견이 발생하면서 대립국면까지 치달았다. 촬영 중 감독 교체, 주요 투자자 변경이라는 '홍역'에 이은 또 하나의 악재였다. 제작과 마케팅에 25억원이 투입됐지만 결국 관객동원 20만명에도 미치지 못하고 간판을 내렸다. 제작자로선 가슴을 칠 일이었다. 유 대표는 "일복은 터졌으나 돈복은 아직 안 터지고 있다"는 자조섞인 말로 끝인사를 대신했다. "꾸준하고 성실하게 하다 보면 언젠가는 돈복이 터질 거라는 희망을 갖고 새해에도 한눈 팔지 않겠다"는 각오와 함께. (스포츠조선 김인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