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VD산책] 한국영화 DVD 중 "돈, 젤 마이 들었어"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모르는 강원도 산골 마을에서 잘영병 남군과 패잔병 북군이 우연히 마주친다. 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다가 이들 사이에서 우정이 싹트기 시작하고, 무릉도원 같은 이곳에서 이념 따윈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이들은 결국 ‘우리가 다른 곳에서 다르게 만났더라면…’란 말을 되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여기서 이 영화는 세대와 성별을 초월하여 한국인의 심금을 울린다.
남북문제라는 흥행 코드가 들어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성공하리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웰컴투 동막골’은 8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2005년 최고 흥행작이며 이는 한국영화 사상 4위에 해당하는 흥행 기록이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웰컴투 동막골’은 DVD로서도 한국 최고 수준을 표방하여 제작 전부터 큰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출시된 DVD에서 가장 큰 신경을 쓴 부분은 화질이다. 박광현 감독과 제작사는 한국 DVD 사상 최고의 화질에 대한 욕심을 아끼지 않았는데 이를 위해 해외로 건너가 작업했다. DVD 화질의 관건은 상태 좋은 필름을 확보하고 이 필름을 정교하게 디지털 신호로 변환하는 작업이다(이를 텔레시네·Telecine라고 부른다). 이 텔레시네의 전 과정을 ‘슈렉’으로 유명한 미국의 필름 현상 전문회사 디럭스 스튜디오에서 진행했고 이례적으로 색채보정 전문가를 참여시켰다. 이런 이유로 ‘웰컴투 동막골’ DVD의 제작비는 한국 영화 DVD 평균보다 무려 10배나 들었지만 결과물은 비용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나왔다.
‘웰컴투 동막골’은 두 가지 버전의 DVD로 출시되었다. 우선 본 편과 부가 영상을 각각 담은 일반판이 있고 여기에 사진첩과 배우들의 친필 사인이 랜덤하게 포함된 5000장 한정판이 어제 출시되었다. 한정판의 소장가치는 어느 정도나 될까? 한정판은 출시 일자가 연기되어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았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에피소드가 있다.
‘웰컴투 동막골’의 영화음악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하나비’ 등으로 이미 그 명성이 자자한 히사이시 조가 담당했다. 원래는 히사이시의 OST가 한정판에 포함되기로 예정되었으나 발매 직전에 일본 측의 요청으로 한정판에서 제외되었다. 대신 가격을 10% 내렸기 때문에 일반판과 한정판의 가격차이는 2000원에 불과하다. 한정판을 추천한다.
(박진홍·DVD 프라임 대표 park@dvdprim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