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회 LG배 세계기왕전] 장노와 악수

〈제3보〉(25~42)=구리(古力·23)는 1년 넘게 중국 톱 랭커로 군림 중이지만 아직도 七단에 머물고 있다. 단위의 가치가 무너지면서 승단대회를 경시해온 때문이다. 단위보다는 국제 대회서 한 번도 결승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훨씬 더 크다. 명인, 천원, 아함 동산배에 신인왕까지 국내 4개 타이틀을 거머쥔 구리가 이번 LG배를 통해 첫 세계 제패를 이룰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25에 젖히면 26의 절단은 예정 코스. 25로는 참고 1도 1의 호구 이음도 있다. 9까지 정석인데, 이 변화는 훗날 백 A로 준동하는 뒷맛이 남는다. 35까지 외길 코스. 다음 36은 어땠을까. 정석 교과서엔 참고 2도 1에 붙여 5까지 처리하라고 돼 있지만 중앙 흑세가 좋아져 6이후 백 5점이 몰리는 게 싫었던 모양이다.
그렇더라도 37은 여전히 공격의 맥점. 41로 두텁게 정비하자 백은 하염없는 장고(長考)에 빠져든다. 무려 23분 만에 놓인 점은 42. 하지만 ‘장고 끝에 악수’라더니, 이 수는 훗날 큰 후회거리가 된다. 뭐가 문제이고 어떻게 둬야 했다는 뜻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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